국제신용평가사 피치(Fitch)가 ‘빠른 고령화’를 우려하며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을 0.2%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피치는 21일(현지시간)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AA-’로, 등급 전망을 ‘안정적’(stable)으로 유지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급격한 고령화로 인해 중기 성장압력에 직면해 있다”며 잠재성장률 추정치는 종전 2.5%에서 2.3%로 낮췄다. 피치는 “고령화에 따른 지출 압력이 있는 상황에서 국가채무 증가는 재정운용상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피치는 저금리와 주택공급 부족 등에 따라 부동산 가격이 상승하고 가계부채 증가세가 이어졌지만 위험은 비교적 잘 억제됐다고 평가했다. 대북 관계도 교착 상태지만 현재 긴장 수위는 안정세라고 판단했다. 또 대규모 순대외채권, 경상흑자 지속, 충분한 외환보유액 등 견조한 대외건전성이 코로나19 상황에서도 변함없이 유지되면서 국제금융시장 변동에 대한 완충을 제공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피치가 한국에 부여한 AA-는 4번째로 높은 국가신용등급으로, 우리나라는 2012년 9월부터 현재 등급을 유지하고 있다. 영국, 홍콩, 벨기에, 대만 등이 AA- 그룹에 포함돼 있다. 최고등급인 AAA에는 스위스, 독일, 미국, 싱가포르 등 10개국, 다음 등급인 AA+에는 캐나다 등 3개국, 그다음인 AA에는 프랑스 등 5개국이 속해 있다.
코로나19가 본격 확산한 지난해 3월 이후 피치는 영국과 홍콩 등 6개국의 신용등급을 내리고 프랑스, 일본, 미국 등 12개국은 전망을 하향 조정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코로나19 이후에도 기존 등급과 전망을 유지하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피치의 평가는 우리 경제의 견고한 펀더멘털과 강한 회복력에 대한 대외의 신뢰와 긍정적 시각을 다시 한 번 보여준 결과”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