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울 하늘 곳곳에서 ‘쌍무지개’가 관측되거나 ‘분홍빛 석양’이 하늘을 물드는 희귀 기상현상이 포착되고 있다.
이 때문에 사람들이 서울의 쌍무지개와 분홍빛 석양을 찍은 사진들을 인스타그램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가득 채우고 속속 공유되는 진풍경이 펼쳐지기도 했다
국민일보에 따르면 서울의 쌍무지개는 지난 15일과 17일, 19일 등 이틀에 한번씩 관찰이 됐다. 쌍무지개가 관찰된 이후에는 분홍빛 석양이 하늘을 물들였다.
서울의 쌍무지개 등 희귀 기상현상은 최근 잦아진 국지성 호우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무지개는 대기 중 수증기에 의해 태양광선이 굴절, 반사, 분산되면서 나타나는 기상학적 현상이다. 빛줄기가 프리즘을 통해 서로 다른 굴절률로 꺾이면 무지개 빛깔로 퍼져 보이는 것과 같은 이치다.
즉, 태양빛이 프리즘 역할을 하는 대기 중 물방울을 뚫고 지나가면 우리 눈엔 무지개가 펼쳐지는 것이다.
쌍무지개는 대기 중에서 빛줄기가 두 차례 굴절돼야 관측될 수 있다. 지난 15·17·19일에는 각 지역에서 국지적으로 강하게 비가 내리다 보니 서로 다른 지역의 대기 중 물방울이 고밀도로 자리 잡게 됐고, 빛줄기가 거리를 두고 수차례 굴절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됐다. 무지개가 겹쳐서 보인 것이다.
지난 20일에는 비가 내리긴 했지만, 짧은 시간 적은 양이 내렸고 태양빛과 구름(대기 중 물방울) 각도가 맞지 않아 쌍무지개가 만들어지진 않았다.
쌍무지개 중 하나는 색깔 순서가 반대이고, 희미하다. 두 번 굴절되는 무지개의 경우 위에서부터 ‘빨주노초파남보’가 아닌 ‘보남파초노주빨’ 순서로 색깔이 배열된다. 두 번 굴절되면 한 번 굴절된 무지개에 비해 다소 희미하게 보이는 것도 특징이다.
이와 함께 쌍무지개가 생긴 자리에 벌겋게 타오르는 듯한 분홍빛 하늘이 관측된 것도 ‘빛’과 관련 있다. 태양이 저무는 과정에서 구름과의 각도가 달라지면서 빛의 산란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빛의 산란이란 빛이 대기를 통과해 들어오다가 공기, 물방울 등 여러 입자를 만나 사방으로 퍼지는 현상을 말한다. 산란되는 각도에 따라서 빨간색, 주황색, 분홍색 등 색깔도 다채로워진다.
특히 구름이 대기 상층부에 위치할수록 구름이 머금은 수분 입자가 뭉치지 않고 흩어지면서 산란도 활발하다. 그래서 평소와 달리 노을빛이 넓게 퍼져서 하늘을 물들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