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발 묶인 채 피살된 중학생, 스마트워치만 받았더라면…

지난 19일 오후 제주동부경찰서에서 전 동거녀의 10대 아들을 살해한 혐의로 경찰에 붙잡힌 백모(48)씨가 취재진 질문을 받고 있다.

제주에서 중학생이 어머니의 전 동거남에게 손발이 묶인 채 살해된 사건과 관련, 신변 보호 결정이 난 어머니와 함께 경찰에게서 스마트워치만 받았더라면 참극을 막을 수 있었다는 비판이 나온다.

 

스마트워치는 버튼을 누르면 즉시 112 신고가 되고 자동 위치추적을 통해 신변 보호자가 있는 곳으로 순찰차가 신속히 출동하도록 하는 손목시계 형태 전자기기다. 자폐아 등 발달 장애인에게도 지급되는 기기다.

 

22일 제주동부경찰서에 따르면 사건 발생 보름여 전인 지난 5일 피해자 A(16)군의 어머니가 경찰에 신변보호 요청을 했음에도 이들 모자는 살인이 신변보호 대상자에게 제공되는 스마트워치를 받지 못했다.

 

지난 2일 A군 어머니는 전 동거남 백모(48)씨로부터 폭행당하고 위협을 받는다며 경찰에 신고하고 신변보호를 요청했다.

 

경찰은 다음 날 백씨에게 피해자 주거지 100m 이내 접근 금지, 전기통신을 이용한 접근 금지 등의 긴급 임시조치를 했다.

 

5일에는 신변보호심사위원회가 A군 어머니에 대한 신변보호를 의결하고, 112긴급신변보호시스템 등록, 폐쇄회로(CC)TV 설치, 스마트워치 지급 등 3가지 신변보호 조치가 결정됐다.

 

경찰은 이에 따라 곧바로 112 긴급신변보호시스템에 등록했다. 이어 지난 8일과 16일 집 주변에 CCTV 2대를 설치했다.

 

그러나 사건 발생 전까지 피해자 측에 스마트워치 지급은 이뤄지지 않았다.

 

경찰은 이에 대해 지난 20일 브리핑에서는 “신변 보호 요청 당시 재고가 없어서 지급하지 못했다”고 했으나 신변보호심사위원회 의결이 이뤄진 다음 날인 지난 6일 스마트워치 재고 2대가 확보됐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같은 사실이 밝혀지자 대응이 미흡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스마트워치는 살인 사건이 발생한 이튿날인 지난 19일에 A군 어머니와 그의 오빠, 오빠 부인에게 3대가 제공됐다.

 

경찰은 “스마트워치를 담당하는 청문감사실이 재고가 확보된 사실을 해당 사건 담당부서인 여성청소년과에 알려서 제공토록 해야 했는데 그 부분이 미흡했다”고 해명했다.

 

경찰은 “피해자 모친에게 임시숙소 제공 등 지원 제도를 안내하는 데 최선을 다했으나 스마트워치 전달에 대해서는 주의 깊게 신경 쓰지 못했다”며 신변보호를 소홀했던 부분을 인정했다.

 

한편 이 사건 피의자인 백씨와 그의 후배 김모(46)씨는 살인 혐의로 구속돼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이들은 지난 18일 오후 3시 16분쯤 제주시 조천읍의 한 가정집 뒷 담을 넘어 침입해 이 집에 사는 중학생 A군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A군은 사건 당일 오후 10시 50분쯤 집 다락방에서 일을 마치고 귀가한 어머니에 의해 발견됐다.

 

범행 후 달아난 피의자들은 19일 각각 다른 장소에서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은 백씨가 사실혼 관계에 있던 A군 어머니와의 관계가 틀어지자 앙심을 품고 후배 김씨와 함께 A군을 살해한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