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 전 ‘불금’이랑 많이 달라졌죠.”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4차 대유행에 따라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로 격상된 지 2주차를 맞아 이른바 ‘불금’ 광경은 사뭇 달라졌다.
격상 직전 금요일인 지난 9일과 23일 서울 양천·마포구 일대의 공원을 살펴봤다.
지난 23일 오후 10시30분쯤 양천구 파리공원에서는 산책 나온 주민만 간간이 마주칠 수 있었다. 2주 전만 해도 오후 10시 식당 영업 제한 후 ‘불타는 금요일’을 만끽하려는 불콰해진 직장인과 연인들로 북적이는 곳이었다. 인근 안양천변과 오목공원, 양천공원에서도 음주를 즐기는 이들은 찾아볼 수 없었다. 마포구 부엉이 근린공원과 상암근린공원 등에서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파리공원 인근 주민들은 2주 새 인파가 크게 줄어들었다고 입을 모았다. 강아지를 산책시키러 날마다 공원에 나온다는 김모씨(34)는 “전에는 벤치와 광장, 정자 등에서 삼삼오오 술 마시는 이를 자주 봤었다”며 “이번주 들어서는 간간이 운동하는 학생이나 주민 외에는 보지 못한 것 같다”고 전했다.
공원에서 야간 음주를 단속하는 자율방범대 역시 4단계 격상 후 계도 건수가 확연히 줄었다고 말했다.
양천구 자율방범대원인 이성미씨(54)는 “지난 9일까지는 ‘야간 야외 음주를 하면 안 된다’고 계도했던 건수가 꽤 있었다”며 “4단계로 격상된 12일 후 음주 계도는 한두건 밖에 없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늘도 마스크 미착용 계도건 외 아직 없다”고 덧붙였다.
2주 전인 지난 9일 찾은 양천구, 마포구 일대 공원은 마스크를 벗은 채 음주를 즐기는 이들로 북적였었다. 당시 오후 10시를 넘어 파리공원 계단에 옹기종기 둘러앉아 술자리를 즐기던 9개 일행 중 7곳에서는 음주금지 조치에 대해 ‘금시초문’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친구끼리 가볍게 한잔 하러 나왔다는 조모씨(23)와 윤모씨(23)는 “한강 공원에서 음주가 금지되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동네 공원까지 못 마시는 것이냐”며 주섬주섬 술자리를 정리했었다.
다른 공원에서도 “집 근처라서 괜찮을 줄 알았다”, “야외는 감염도도 낮다”, “조용히 마시고 돌아가겠다”, “단속반도 없는데…” 등 푸념소리까지 나왔었다.
오는 25일 종료 예정이었던 현행 4단계가 2주 연장되면서 단속도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당국은 이와 함께 공원이나 아파트 쉼터 등 야외에서 오후 10시 후 음주가 금지된다는 조치를 모르는 이들을 위해 홍보에도 나설 방침이다.
양천구청 공원녹지과 관계자는 “특별단속반이 점검하는 시간을 조정하는 등 촘촘하게 단속할 것”이라며 “자율방범대 인원도 추가하거나 분산 배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마포구와 광진구는 지난 7일부터 양천구는 지난 9일부터 각각 공원·녹지(쉼터) 내 야간(오후 10시∼다음날 오전 5시) 음주금지 행정명령을 내렸다. 자치구별로 편성한 특별단속반을 통해 음주 행위를 적발하면 먼저 계도하고, 불응하면 감염병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에 따라 1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