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부터 ‘휴가철 비대면 안심관광지’라는 용어를 접하게 된다. 자연환경은 우수하지만, 사람은 붐비지 않는 곳을 지칭한다. 이런 곳을 찾아보면 상당수가 ‘국립공원’, ‘습지보호지역’, ‘생태경관보전지역’, ‘백두대간보호구역’, ‘해양보호구역’, ‘천연보호구역’ 등 보호지역이다. 방문객 중에는 그곳이 보호지역인지 눈치채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보호지역은 법적 수단으로 특정 지역의 우수한 자연환경과 문화자원을 관리하는 지역을 말한다. 보호지역은 현행 법체계하에서 자연환경을 보전하는 데 가장 효율적인 정책수단이라고도 한다.
생물 종(種) 감소의 가속화로 종 다양성 보전에 대한 국제적 공감대가 형성돼 채택된 ‘생물다양성협약’은 2010년 일본 나고야에서 생물다양성과 생태계 보전을 위해 2020년까지 내륙지역의 17%, 해양지역은 10%가량을 보호지역으로 지정할 것을 목표로 했다. 우리나라도 지난 10년간 여러 노력으로 전 국토의 육상 16.6%, 해양 2.1%를 보호지역으로 지정했다. 하지만 목표치에는 도달하지 못했다. 그래서인지 얼마 전 서울에서 열린 녹색성장(P4G) 서울 정상회의에서 우리 정부는 세계해양연합 가입 의지를 밝혔고, 2030년까지 공해 30%를 해양보호구역으로 지정해야 한다는 과학자들의 ‘30년×30%’ 활동을 공식 지지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보호지역을 확대하기는 쉽지 않다. 경제개발을 요구하는 이해집단과 자연환경을 지키려는 이해집단이 충돌하기 때문이다. 일부 지역에서는 보호지역 지정을 반대하는 시위와 보호지역 내 개발을 막기 위한 시위가 동시에 일어나기도 한다. 현재처럼 일부 전문가나 환경단체, 관리 당국이 요구해 보호지역을 지정한다면 집단 간 갈등만 유발할 뿐 또다시 보호지역 확대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수 있다. 그런데 이상하게 지역이 먼저 나서 보호지역 지정을 추진하는 곳이 있다. 보호지역이긴 한데 지역사회, 관리당국, 학자, 비정부단체(NGO), 문화단체, 경제적 이해집단이 함께 보호지역 안의 일부 공간을 개발하고 이용한다. 대개는 법적으로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이런 이상한 보호지역이 올해로 50주년을 맞는 유네스코가 설립한 ‘인간과 생물권’ 프로그램의 일환인 ‘생물권보전지역’이다. 전 세계에서 뛰어난 생태계로 보호받는 생물권보전지역은 2020년 기준 129국에 714개소가 지정돼 있다. 지정된 면적이 약 681만2000㎢로 호주 크기와 맞먹고, 남한 면적의 68배에 달한다. 우리나라에도 연천 임진강, 순천, 신안 다도해, 강원 생태평화, 고창, 광릉숲, 제주도, 설악산 등 8개 지역이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돼 있다. 최근에는 우포늪 습지보호지역으로 유명한 창녕이 생물권보전지역 지정을 신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