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이 경고한 대로 도쿄올림픽 와중에 일본에서 코로나19 감염이 폭증세를 보이며 비상이 걸렸다. 미국은 델타 변이가 확산하며 코로나19 백신 접종자에 대한 마스크 지침이 강화됐다.
28일 NHK 집계에 따르면 27일 일본 전역에서 새로 확인된 코로나19 확진자는 7629명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3월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선언한 뒤 일본에서 가장 많은 확진자가 나왔던 지난 1월8일(7882명)에 근접한 수치다. 특히 올림픽이 진행 중인 도쿄의 경우 2848명이 감염돼 최다 기록을 세웠다. 도쿄도(都)와 가나가와(神奈川)·지바(千葉)·사이타마(埼玉)현, 수도권 4개 광역지방자치단체의 확진자가 4604명으로 전체의 60.3%를 차지하고 있다.
일본 선수단의 선전에도 코로나19 감염이 급확산하며 비판도 거세지고 있다. 소설가 나카무라 후미노리(中村文則)는 이날 ‘올림픽 이권을 위해 국민 생명을 도박하는 정부’라는 마이니치신문 기고를 통해 “올림픽 이권을 위해 국민의 생명을 도박하는, 사상 최초의 정부를 우리는 지금 목도하고 있다”며 “현재의 감염자 급상승도 (대회와) 무관하다고 생각할 수 없다. 올림픽은 개최하면서 자숙은 어리석다는 기운의 결과”라고 일갈했다.
한편 미국은 델타 변이가 확산하자 백신 접종자의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사실상 해제한 지 두 달 만에 마스크 지침을 원점으로 되돌렸다. 로셸 월렌스키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국장은 27일(현지시간) “코로나19 전염률이 높은 지역에서는 백신 접종을 마친 미국인도 실내 공공장소에서 마스크를 착용할 것을 권고한다”고 밝혔다. 가을 학기부터 초·중·고교에서 학생은 물론 교사, 교직원 등 모든 사람이 백신 접종 여부와 관계없이 마스크를 쓰는 것이 좋다고 했다.
월렌스키 국장은 “델타 변이와 관련해 새로운 과학 데이터가 나와 백신 접종자에 대해서도 지침을 업데이트할 수밖에 없었다”며 “델타 변이에 감염된 일부 백신 접종자는 다른 사람들에게 바이러스를 전파할 위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이번 지침 변경은 지난 5월 백신 접종자에 대한 마스크 의무를 대부분 해제한 지 두 달 만이다. 이처럼 CDC가 겨우 60일 만에 지침을 바꾼 것은 백신 접종자의 이른바 ‘돌파 감염’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 한 주간 미국에서 코로나19 사망자 수가 48% 급증하고 입원율도 상승 중이라면서 “신규 확진자의 83%가 델타 변이 감염자로 집계됐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