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상승세를 이어가던 소비자심리지수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4차 대유행으로 하락했다.
2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7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3.2로 집계됐다. 지난달 대비 7.1포인트 하락했다. CCSI는 경제 전반에 대한 소비자 인식을 판단하는 지표로, 장기평균치(2003년 1월∼2020년 12월)를 기준값 100으로 설정해 100보다 크면 낙관적이고 작으면 비관적으로 해석한다.
다만 현재까지는 1∼3차 대유행보다는 CCSI 하락폭이 양호한 상황이다. 1차 대유행 당시 소비자심리지수는 31.5포인트 가까이 크게 떨어졌고, 2차 대유행에는 8.3포인트, 3차 대유행에는 7.8포인트로 하락폭이 줄어들었다. 4차 대유행으로 확진자 수가 크게 늘고 강력한 거리두기를 시행하고 있긴 하지만, 지난 세 번의 경험이 학습효과를 낳은 것으로 풀이된다.
황희진 한은 경제통계국 통계조사팀장은 “코로나19 확진자도 늘고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상향 조정됐으나 카페에 앉을 수 없던 종전과는 달리 이번에는 완화한 면도 있다. 백신 접종률이 아주 높지는 않지만 30%를 넘었고, 7∼8월에도 (접종이) 진행될 것이기 때문에 불안심리가 덜하지 않나 싶다”고 설명했다.
지난 1년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에 대한 인식을 의미하는 물가인식은 2.3%를 기록해 지난달 대비 0.1%포인트 상승했다. 다가오는 1년간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인 기대인플레이션율도 지난달과 동일한 2.3%로 집계됐다. 기대인플레이션에 영향을 미칠 주요 품목으로는 석유류제품과 농축수산물이 꼽혔다.
한편 최근 일부 채소 가격이 급등하며 장바구니 체감 물가는 악화하고 있다. 이날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농산물 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상추, 시금치, 깻잎 등 엽채류(잎채소류) 가격이 크게 올랐다. 최근 폭염이 이어지며 열에 취약한 엽채류 생산량이 줄어든 결과로 풀이된다. 27일 기준 엽채류의 4㎏당 도매가격을 살펴보면 시금치 가격은 3만9360원으로 1년 전보다 92% 가까이 올랐다. 청상추는 4만1320원으로 62% 뛰었고, 적상추는 3만4060원으로 16% 올랐다. 이외에도 열무(44%), 양배추(29%), 깻잎(12%) 모두 상승세다.
배추 도매가는 1년 전 대비 36% 하락했다. 하지만 지난해 강원 고랭지 등 산지에 폭우가 내리며 배춧값이 급등한 기저효과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