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전국 지방자치단체가 재량껏 쓸 수 있는 예산이 2조2000억원 더 늘어날 전망이다. 당·정·청이 지방소비세율을 4.3%포인트 인상하고 새로 1조원 규모의 지역소멸대응기금을 조성키로 합의한 데 따른 것이다. 하지만 2017년 대선 당시 8대2 수준이었던 국세와 지방세 비율을 6대4까지 개편하겠다는 문재인 대통령 공약과는 거리가 상당하다.
28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과 정부, 청와대는 이날 오전 국회 재정분권특별위원회 전체회의를 갖고 이런 내용의 ‘2단계 재정분권 추진방향’을 확정했다. 핵심은 현행 21%인 지방소비세율을 25.3%로 인상해 4조1000억원의 지방세를 확충하겠다는 것이다.
앞서 정부는 2018년 10월 당시 11%였던 지방소비세율을 2020년까지 21%로 10%포인트(약 11조7000억원 확충) 인상하겠다는 내용의 ‘1단계 재정분권 추진방향’을 발표한 바 있다. 임기 내 국세 대 지방세 개편 목표치는 6대4에서 7대3으로 수정됐다.
하지만 이번 지방소비세율을 4.3%포인트 인상하더라도 국세 대 지방세 비율은 2020년 73.7대26.3에서 2022년 72.6대27.4로 1.1%포인트 개선되는 데 불과하다. 임기 내 국세 대 지방세를 7대3으로 맞추겠다는 수정 목표치도 달성하지 못한 것이다.
지방재정이 4조1000억원 느는 것도 아니다. 지역밀착형 국고보조사업의 지방 이양으로 2조3000억원이, 지방교부세 자연 감소로 8000억원이 줄면서 내년 실질적으로 늘어나는 지방재정은 1조원에 불과하다.
민주당은 당초 지방소비세율을 7%포인트 올리는 방안을 추진했지만 기획재정부가 난색을 표하면서 4.3%포인트 인상으로 공감대를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영배 재정분권특위 위원장은 “코로나19 국난 극복과정에서 국가부채가 늘어나는 사정 등을 감안해 2단계 재정분권도 약간의 속도조절이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
당정청은 낙후지역 인프라 확충을 이유로 지역소멸대응기금을 도입키로 했다. 1조원 규모의 지방자치단체 간 합동기금을 신설해 지역소멸지수·낙후도 등을 고려해 낙후지역에 집중 배분하겠다는 구상이다. 지역소멸대응기금은 시·도에 2500억원, 시·군·구에 7500억원 배분될 예정이다. 내년 1월1일부터 시행되며 기금 집행시기는 내년 4월1일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 기초자치단체의 대응지방비 부담 완화를 위해 기초연금을 핀셋 지원하고 보조율 인상 사업 추가 발굴을 통해 2000억원을 추가 지원키로 했다. 이럴 경우 순수하게 확충되는 지방재정은 2조2000억원이다.
구체적인 재정분권 방안은 다음달 초 관계부처와 지자체가 참여하는 ‘지방재정 전략회의’를 통해 확정된다. 민주당은 2단계 재정분권 협약안을 토대로 입법안을 만들어 이르면 9월 국회 본회의 통과를 목표로 하고 있다.
전해철 행안부 장관은 “이번 2단계 재정분권은 당초 국정과제 목표에는 다소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지만 어려운 지방재정 여건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8월 이후 관련 법안들이 국회에서 빠른 시일 내에 처리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