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권 주자인 하태경 의원은 29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부인인 김건희씨를 비방하는 의도로 보이는 벽화와 관련해 “의혹 제기를 빙자한 막가파식 인격 살인”이라고 비판하며 “문 대통령이 나서서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차마 입에 담기도 민망한 사건이 벌어졌다”면서 “정치가 아무리 비정해도 이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영부인의 자격’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고 싶다면 ‘대체 무엇이 문제라는 건지’ 정확하게 사건을 규정하고 공식적으로 하기 바란다”며 “‘과거 있는 여자는 영부인 하면 안 된다’ 이런 몰상식한 주장을 민주당의 이름으로 하고 싶은 것이냐”고 지적했다.
또 하 의원은 “입만 열면 여성인권 운운하는 분들이 대체 이게 무슨 짓이냐”며 “광장에 있어야 할 민주주의를 뒷골목으로 끌고 들어가 키득거리는 볼썽사나운 짓 당장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자칭 페미니스트 문 대통령이 나서기 바란다”며 “이른바 ‘친문’ 지지자들이 벌이고 있는 막가파식 인격살인에 대통령이 제동을 걸기 바란다”고 밝혔다.
최근 서울 종로구 관철동의 한 건물 외벽에 김씨를 비방하는 내용의 벽화가 등장해 논란이 일고 있다. 벽화는 가로 15m, 세로 2.5m 길이로 연결된 철판 6장 위에 각각 그려진 6점의 그림이다. 첫 벽화에는 ‘쥴리의 남자들’이란 문구와 함께 ‘2000 아무개 의사, 2005 조 회장, 2006 아무개 평검사, 2006 양 검사, 2007 BM 대표, 2008 김 아나운서, 2009 윤서방 검사’라고 적었고, 두 번째 벽화에는 한 여성의 얼굴 그림과 함께 ‘쥴리의 꿈! 영부인의 꿈!’이란 문구가 담겨있다.
‘쥴리’는 김씨가 강남 유흥업소에서 일했다는 루머에 등장하는 이름이고, 벽화에 나열된 이름들은 윤 전 총장 비방 목적으로 만들어진 시중 문건에 거론된 인물이다. 해당 벽화는 지난달 이 건물에 새로 입주한 한 중고서점 대표이자 건물주인인 A씨가 의뢰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김씨는 앞서 한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자신을 둘러싼 루머에 대해 “제가 쥴리니, 어디 호텔에 호스티스니 별 이야기가 다 나오는데 기가 막힌 이야기”라며 “누가 소설을 쓴 것”이라고 강하게 부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