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다 보면 양말까지 전부 땀으로 젖어서 신발 안이 축축해져요. 날이 덥다 보니 빨리 끝내고 들어가자는 생각에 끼니를 거르는 경우도 많습니다."
서울 강남구 일대에서 생활 쓰레기를 수거하는 환경미화원 최모(43)씨는 오후 6시 '퇴근 지옥철'을 타고 매일 출근길에 나선다.
최씨는 "거리두기가 강화되고 난 이후 아파트나 주택 밀집지역을 중심으로 재활용·음식물 쓰레기 배출이 눈에 띄게 늘었다"며 "여름에는 음식물 부패가 빠르고, 쓰레기 냄새도 더 잘 퍼져서 힘들다고 일을 미룰 수도 없다"고 했다.
최씨처럼 서울시에서 생활 쓰레기 수거를 담당하는 환경미화원 대다수는 민간위탁 청소업체 소속이다.
공공운수노조 등에 따르면 현재 서울시 25개 자치구는 113개 민간업체와 생활 쓰레기 수거 위탁 계약을 맺고 있다. 수거 업무를 담당하는 인력 규모는 총 3천600여명이다. 업체당 근로자 수는 30명 남짓이다.
영세 민간업체에 의해 운영되다 보니 근로조건도 열악하다. 시간외 근무를 하고도 수당을 받지 못하거나, 비슷한 일을 하는 공무직 인력들보다 복리후생이 떨어지는 경우가 잦다고 한다.
요즘처럼 더운 여름철에 힘든 부분은 휴게공간 부재다.
강동구 일대에서 생활쓰레기를 수거하는 이모(27)씨는 "일하면서 땀이 많이 날 때면 시원한 에어컨 바람 생각이 간절하다"면서도 "휴게공간이 근무지와 멀리 떨어진 차고지 쪽에 있어 사실상 근무 중에는 이용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일을 하다 보면 냄새도 배고, 이곳저곳에 오물이 묻는 경우도 많아 카페나 편의점을 이용하기도 눈치가 보인다"며 "화단이나 벤치 등에 걸터앉아 땀을 식히는 게 고작"이라고 했다.
노동자들은 생활 쓰레기 수거 업무는 '공공서비스'에 해당하는 만큼, 지자체가 책임지고 노동자 처우 개선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공운수노조 서울지역시설환경관리지부 이필웅 부지부장은 "규모가 작은 민간업체에 근로조건 개선을 요구하는 것만으로는 근본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며 "쓰레기 수거는 필수 공공서비스인 만큼 지자체 지원과 직접고용이 확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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