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단계 연장은 사실상 사형선고” 자영업자들 전국 차량시위 예고

“매출 4분의 1… 방역에 도움되나 의심”
비대위 ‘치명률 기반 거리두기’ 주장
전문가 “유행 촉진해 피해만 키울 뿐”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가 4주째 이어진 4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의 불 꺼진 골목 사이로 한 자영업자가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뉴스1

“이전에도 어려웠는데, 4단계 거리두기 이후에는 매출이 반 토막이 났어요.”

서울 강남구 선릉역의 한 고깃집을 운영하는 A씨는 4일 “저희 같은 고깃집은 저녁시간에 단둘이 와서 식사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 하루에 거의 한 팀만 오고 그런다”며 이렇게 하소연했다. 광진구 건대입구역 근처의 중식당 사장인 B씨도 “4단계 적용되고 이전보다 매출이 4분의 1 정도로 줄었다”며 “이쯤 되니까 4단계 거리두기를 연장하는 게 방역에 진짜 도움이 되는 건가 하는 의심이 든다. 휴가 갈 사람은 비수도권으로 다 가고 확진자는 줄지도 않고 그냥 우리만 죽어간다”고 말했다.



정부가 조만간 거리두기 조정안을 발표할 예정인 가운데 자영업자들 사이에서는 “4단계 거리두기 연장은 사실상 ‘사형선고’나 다름없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확진자 증가세가 좀체 수그러들지 않고 4단계 거리두기 연장 가능성이 커지면서 자영업자 단체들은 전국 단위 차량시위까지 예고하고 나선 상태다.

고장수 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공동대표는 “전국 단위 차량시위는 비대위가 준비하는 대책 중 ‘최소한의 조치’일 뿐”이라며 대규모 인원이 밀집하는 집회를 개최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현재 거리두기 조치에 따라 1인 시위 외 집회는 사실상 금지된 상태다. 고 대표는 “4단계가 연장되면 그건 영업제한이 아니라 사실상 ‘영업금지’나 마찬가지”라며 “죽음을 앞둔 사람들이 무슨 짓을 못하겠냐”고 덧붙였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자영업자, 소상공인의 어려움이 커지고 있는 지난 3일 오전 서울 시내 한 식당에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로 인한 휴가 안내문이 붙어있다. 뉴시스

자영업자 단체들은 확진자 수에 기반한 현행 거리두기 방식을 ‘치명률 기반’으로 전환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비대위는 “변이 바이러스로 더는 거리두기 조치가 작동하지 않는 게 드러난 것”이라며 “확진자 수 세기에 기반한 자영업 규제 일변도의 방역 방식에서 ‘치명률 기반 방역수칙 전환’과 ‘업종별 확진자 수 발생비율 분석을 통한 업종별 방역수칙 재정립’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방역 전문가들은 “결국 코로나19 유행을 촉진해 결과적으로 자영업자 피해를 키울 뿐인 주장”이라고 지적한다. 엄중식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현행 방역 수준을 유지해 유행을 억제하는 게 자영업자의 살길을 여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차라리 방역수칙을 지금보다 더 강화해 식당이나 카페가 포장 손님만 받도록 유도하는 게 자영업자분들께 더 도움되는 일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