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지난 1월 이란 혁명수비대의 한국케미호·선원 억류 사태 이후 반년 넘게 대이란 외교 복원에 애쓰고 있다. 최종건 외교부 1차관은 4일 세이에드 에브라힘 라이시 제13대 이란 대통령 취임식에 정부 대표로 참석하기 위해 출국했는데 올해에만 세 번째 이란 방문이다. 사실상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복원 협상에 걸려 있는 동결자금 문제는 제자리걸음이다.
최 차관은 이날 라이시 대통령 취임식에 정부 대표로 참석하기 위해 이란 테헤란으로 출국했다. 라이시 대통령은 반체제 인사 숙청에 앞장선 경력이 있는 강경보수 성향이지만, 앞으로 이란에서 가장 높은 영향력을 가진 최고지도자가 될 가능성이 높은 인물로 꼽힌다. 최 차관이 코로나19 상황에도 1, 4월에 이어 세 번째 이란을 찾고 라이시 대통령을 만나는 것은 이 점을 고려함과 동시에 대이란 외교에 무게를 둔다는 점을 보여주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 내에선 최 차관보다 고위급 인사가 이란을 방문하는 것도 검토됐지만, 최 차관이 1월 이후 이란 문제에 전문성을 쌓고 있는 점을 고려해 최종 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의 대이란 외교는 현재 ‘관리’ 국면이다. 문제가 불거진 1월 이후 동결자금 10억달러 중 일부는 국제기구 분담금 납부, 한국 기업 미납대금 납부 등으로 처리됐지만 이란이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 나머지 문제는 미·이란 핵합의 타결로 대이란 제재에 숨통이 트인 뒤 해결될 수 있다. 이란 문제를 잘 아는 외교소식통은 “더 나아가 이란이 원하는 것은 한국과의 교역 재개”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