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군 수뇌부에 ‘심기일전’을 주문했다. 공군 여중사 성추행 사망사건, 청해부대 장병들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 등으로 비판 여론을 불러일으킨 군의 쇄신을 강하게 요구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4일 청와대에서 서욱 국방부 장관과 원인철 합참의장, 육해공군 참모총장 등으로부터 최근 국방 현안에 대한 보고를 받고 이같이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모두 발언에서 “근래 몇 가지 사건으로 국민의 신뢰를 잃고 큰 위기를 맞게 됐다”며 “분위기를 일신해 신뢰받는 군으로 거듭나기 바란다”고 말했다. 공군 여중사 성추행 사망사건과 관련해서는 “사전에 막지 못했을 뿐 아니라 허위 보고, 은폐, 부실 보고 등 사후 대응도 문제가 많았다”며 공군에 환골탈태를 주문했다. 군 사법제도 개혁에 대해서는 “혁신적이고 과감한 발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군의 쇄신을 강조하면서도 “군이 본연의 영역인 안보와 국방에서는 북한과의 군사적 충돌 없이 한반도 평화를 유지해왔고, 자연재해나 코로나 상황에서도 많은 역할을 해왔다”며 군의 역할을 높이 평가했다. 군 소식통은 “군 수뇌부에게 ‘잘해보라’라는 메시지를 보낸 셈”이라고 해석했다.
군 내부에서는 16일 실시될 한·미 연합훈련 이후 하반기 군 인사에서 큰 폭의 변화가 전개될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군 인사는 군이 바뀌었다는 것을 보여줄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문 대통령의 주문에 따라 군내 쇄신 기류가 강해질 경우 수뇌부를 포함한 장군 인사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