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여름이면 늘 찾아오는 불청객 모기가 올해는 눈에 잘 띄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올해 모기는 작년보다 44%나 줄어드는 등 그 수가 눈에 띄게 급감했다.
이 같은 현상은 7월 초에 짧게 끝나버린 ‘짧은 장마’와 한낮의 기온이 연일 30도 중반을 오르내리는 ‘폭염’이 계속되면서 모기의 수명이 짧아진 것이 원인으로 분석됐다.
고신대학교 보건환경학부 이동규 교수는 5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 같이 밝혔다.
이동규 교수는 ”질병관리청에서 전국 16개 감시센터에서 조사‧취합해 발표한 것을 보면 올해 모기는 평년(2017~2020년) 대비 74%, 작년 대비 44%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기온이 32도가 넘어가면 모기의 수명이 짧아지고, 활동을 잘 안 한다“면서 ”(계속되는 폭염으로) 비교적 습도가 높고 기온이 떨어지는 풀숲 같은 곳에 들어가서 나오지 않는다“라고 덧붙였다.
이어 ”모기는 곤충이기 때문에 자체 체온이 없어 외부 기온이 올라가면 체온이 같이 올라가는 등 기온에 따라서 체온에 변동이 온다“면서 ”더울 때 움직이면 대사활동이 필요 이상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체온을 올리지 않으려고 아예 활동을 안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즉, 요즘 떠도는 ‘모기들도 피곤해서 지쳤나 보다. 더위 때문에 비틀비틀하나보다’라는 농담이 실제인 셈이다.
이 교수는 ”올해 말라리아 매개 모기를 조사한 것을 보면 말라리아 모기도 50% 가까이 줄었다“면서 ”이들은 논에서 나오는데, 논에 물이 마르고 폭염이 계속되면서 개체수가 많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기온이 지금보다 떨어지는 가을철에 모기들이 기승을 부릴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이 교수는 ”기후와 관계없이 가을이 되면 온도가 떨어져서 27도 안팎이 되는데, 모기가 가장 좋아하는 온도“라면서 ”그렇게 되면 숲속이나 공원 등 나무들이 많은 곳에서 숫자가 더 많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기온이 낮아지면 사람들의 외출이 늘어나고 가을에 사람들이 공원 같은 곳에 많이 가는데 그 때 낮에 활동하는 흰줄숲모기 같은 종류에 많이 물릴 수 있다“면서 ”또 도시에서 흔한 빨간집모기 같은 종류는 아파트나 주택에 흡혈을 하러 많이 들어오며 이들에게도 물릴 수 있다. 이들은 밤에 기온이 떨어지면 따뜻한 곳을 찾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