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기가 많이 없어서“…올해 말라리아 환자, ‘200명대’ 전망

질병청 ”현재까지 194명으로 집계…2000년 이후 첫 200명대 이하 예상“
”코로나19로 야외활동 감소…짧은 장마·폭염 등으로 모기 개체 수 ‘급감’“
고신대 이동규 교수 ”올해 모기, 작년比 44%↓…말라리아 모기도 50%↓“
게티이미지뱅크

 

올해 국내 말라리아 환자 발생이 2000년 이후 처음으로 200명대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올해 장마가 7월 초에 잠깐 나타났다 끝나면서 물 웅덩이 등이 적게 생긴 데다 한낮의 기온이 연일 30도 중반을 오르내리는 ‘폭염’이 계속되면서 모기의 수명이 예년보다 짧아졌기 때문에 말라리아를 전파시키는 모기가 작년보다 급감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9일 질병관리청 감염병 포털과 경기도 등에 따르면 올해 1월 1일부터 이날까지 국내 말라리아 환자는 경기 129명, 인천 26명, 서울 19명 등 모두 194명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발생한 환자 274명의 70%에 불과하다. 

 

현재 추세가 이어지면 2000년 이후 처음으로 환자 발생이 200명대로 내려갈 수 있다는 게 질병청 관계자의 설명이다. 

 

2000년 이후 국내 말라리아 환자는 2001년 2556명으로 최대였지만, 2003년 826명을 제외하고 2010년까지 1000∼2000명이 발생했다. 이후에도 지난해 전까지 500명 안팎 발생했다. 

 

하지만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야외활동이 줄어 2000년 이후 처음으로 300명대로 감소, 385명이 발생했다. 

 

매년 말라리아 환자의 60∼70%가 발생하는 6∼8월 환자 발생률을 보면 올해는 이보다 훨씬 큰 폭으로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아직 8월이 3분의 2 가량 남았지만, 올해 6월 이후 환자 발생은 모두 115명이다. 구체적으로 6월 56명, 7월 54명, 8월은 9일 현재 5명이다. 

 

지난해의 경우 6∼8월 3개월간 275명, 2019년에는 379명, 2018년 359명, 2017년 331명의 환자가 발생했다. 

 

이처럼 올해 말라리아 환자가 급감한 것은 코로나19 확산이 이어져 야외활동이 감소한 데다 장마 때 적은 비가 내리는 등 기후 영향으로 매개 모기의 서식 환경이 나빠진 것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이와 관련해 고신대학교 보건환경학부 이동규 교수는 지난 5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질병관리청에서 전국 16개 감시센터에서 조사‧취합해 발표한 것을 보면 올해 모기는 평년(2017~2020년) 대비 74%, 작년 대비 44% 감소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어 ”올해 말라리아 매개 모기를 조사한 것을 보면 말라리아모기도 50% 가까이 줄었다“면서 ”이들은 논에서 나오는데, 논에 물이 마르고 폭염이 계속되면서 개체수가 많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국내에서 발병하는 말라리아는 고열, 오한, 무기력증 등 감기와 유사한 증세가 3일 간격으로 나타나는 삼일열 말라리아로, 치사율이 높은 열대지방의 열대열 말라리아와 다르다. 

 

국내에서는 경기 서북부, 서울, 인천 등 수도권에서 환자의 80% 이상이 발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