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윤석열, ‘당 행사 보이콧 논란’ 공방… 경선 파열음 커지는 국민의힘

경선버스 출발도 전…尹·李 신경전 지속
尹 “아직 당내 후보등록은 안 해”
이준석 “대선 5% 차 패배” 경고
尹 지지도 1주일새 4%P 하락

국민의힘 대선 경선버스가 출발도 하기 전부터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이준석 대표 간 신경전이 지속하고 계파주의가 고개를 드는 등 내부 파열음이 커지고 있다. 윤 전 총장 측은 이 대표와 확전 자제령을 내리면서도 대세 주자로서 자리매김하기 위한 견제를 이어가는 모양새다.

윤석열 캠프 정무실장인 신지호 전 의원은 9일 라디오방송에서 윤 전 총장의 당 행사 보이콧 논란에 대해 “아직 당내 후보등록을 안 한 상태이기 때문에 보이콧이란 표현은 과하다”며 “당내 후보등록을 하면 모든 절차를 충실히 따르려 한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에 입당하긴 했어도 아직 당 행사에 참여할 의무가 없다는 취지의 발언으로 유력주자로서 기세를 몰아가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당 밖 유력주자였던 윤 전 총장이 합류할 때만 해도 경선버스가 순조롭게 출발할 것으로 기대했지만 윤 전 총장이 대선주자 합동 행사에 불참하고 다른 캠프에도 이를 권유했다는 ‘보이콧 논란’이 일며 이 대표와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국민의힘 당헌에 따라 11월9일 대통령 후보가 선출되면 대선주자가 당무 권한을 갖는다. 이 대표는 그 전까지 본인 역할을 강화하려는 측면이 있고, 윤 전 총장 측은 지도부에 끌려가지 않고 대세 주자로 자리매김하려는 주도권 싸움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 대표는 이날 보도된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지금 선거하면 부산과 대구에서 우리를 찍어줄 사람이 줄어들어 (여당에) 5% 정도 차이로 진다”며 “2030대 지지층의 지지를 끌어내면 내년 대선 승리가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했다. 2030 지지를 견인하고 있는 만큼 본인의 역할을 강조하며 윤 전 총장 측을 견제하기 위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 뉴시스

윤 전 총장 측은 지도부와 마찰을 악재로 보고 최근 내부 회의에서 확전 자제령을 내린 상태다. 지난주 캠프 내부 회의에서 당 대표를 저격하는 발언을 삼가고 당에서 주관하는 일정에 참여해 갈등설을 진화해야 한다는 논의가 오간 것으로 전해졌다.

홍준표(왼쪽), 원희룡

당 지도부와 갈등으로 당내 주자들의 비판과 견제도 심해지고 있다. 홍준표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당내 세몰이에 나선 윤 전 총장을 겨냥해 “저는 국회의원들에게 부담 주는 패거리 정치는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원희룡 전 제주지사는 이날 라디오방송에서 “신입 주자들이 살림을 더 크게 늘릴 생각은 하지 않고 보수표심만 자극하면서 계파 만드는 데 몰두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윤 전 총장이 지지율이 박스권에 갇힌 데다 ‘신인 리스크’가 해소되지 않은 만큼 당내 백전노장들의 공격은 더 거세질 전망이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이날 발표한 대선후보 적합도 조사에서 윤 전 총장은 28.3%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28.4%)에게 밀렸다. 윤 전 총장은 지난주보다 4.0%포인트 하락하고 이 후보는 같은 기간 1.0%포인트 오르면서다. 이번 조사는 TBS 의뢰로 지난 6~7일 만 18세 이상 1004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는 ±3.1%포인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