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펙 7개 모두 허위"… 조국 딸, 학위 취소되나

정경심 2심서도 입시비리 모두 유죄
정경심 동양대 교수. 연합뉴스

서울고등법원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부인 정경심 교수가 딸의 입시에 허위 서류를 사용했다고 판단했다. 1심에 이어 2심 역시 조 전 장관의 딸 조민씨의 입시에 비리가 있었다는 것으로 판단하면서 조씨의 학력에도 변화가 생길 것으로 보인다.

 

서울고법 형사1-2부(재판장 엄상필)는 11일 업무방해와 위조사문서 행사, 자본시장법 위반 등 총 15개 혐의로 기소된 정 교수에게 1심과 마찬가지로 징역 4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1심과 마찬가지로 정 교수가 딸의 입시에 허위 서류를 제출한 것으로 봤다. 재판부는 “교육기관의 입학사정 업무를 방해하고 입시 제도의 공정성에 대한 우리 사회의 믿음을 심각하게 훼손했다”고 꾸짖었다. 

 

정씨는 조씨의 입시에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 인턴확인서 △동양대 총장 표창장 △단국대 의과대학연구소 인턴확인서 △공주대 생명과학연구소 인턴확인서 △아쿠아펠리스호텔 실습 및 인턴확인서 △동양대 어학교육원 보조연구원 경력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인턴확인서 등을 활용했다. 검찰은 이 7가지가 조작됐다고 주장하며 ‘7대 허위스펙’이라고 강조했다. 1심은 이를 인정했고, 정 교수는 지난해 12월 법정 구속됐다.

 

하지만 조씨가 학사와 석사를 받은 고려대와 부산대는 별다른 조치를 내리지 않았다. 고려대의 경우 조씨가 입학한지 시간이 흘러 입학서류를 폐기했다고 주장했다. 입학서류는 2017년 9월 이후 10년 단위로 폐기하게 돼 있다. 조씨는 2010년 고려대에 입학했는데 당시 규정은 입학서류 보관 기간이 4년이었다. 이 때문에 조씨의 입학서류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 이유였다. 

 

부산대는 법원의 최종판단이 내려질 때까지 지켜보겠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하지만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3월24일 열린 18차 교육신뢰회복추진단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부산대는 학내 입시비리 의혹을 조사하고 일련의 조처를 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지적했다.

 

조국 전 법무부장관. 연합뉴스

부산대는 곧바로 공정관리위원회를 꾸려 신속하게 결론을 내겠다고 교육부에 보고했다. 한달여 뒤인 4월23일 위원회는 첫 회의를 열고 조씨의 부정입학 의혹을 조사했다. 위원회는 당초 지난달 말까지 결론을 낼 방침이었지만 활동기간을 이달 말까지 미뤄달라고 대학본부에 요청했다. 학교 측은 이를 승인했다.

 

교육계에서는 정 교수의 2심이 이날 열리는 만큼 위원회가 결과를 보고 결론을 내리려는 의도로 해석했다. 교육계 관계자는 “1심으로 섣부르게 결과를 낼 수 있다는 우려도 있었다”며 “엄정하게 대응하라는 교육부의 권고도 있었던 만큼 2심까지 상황을 지켜보고 결과를 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부산대에서 조씨의 입학취소를 결정할 경우 조씨는 의사 자격을 잃게 된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의료법상 의사는 병행 조건으로 의학사나 석·박사 등 학위를 취득하고 의사 면허가 있어야 한다”며 “부산대가 조씨 입학을 취소하면 첫 번째 조건을 충족하지 못해 의사 면허는 취소 조치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에서 학위 취소로 의사 자격을 상실한 사례는 단 한차례도 없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조씨 측에서 부산대 결정에 불복해 소송을 낼 수 있다. 부산대가 국립대인 만큼 행정법원에 소송 제기가 가능하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계약관계인 사립대와 달리 국립대의 경우 행정처분으로 입학을 취소할 수 있고 이에 대해 행정소송을 낼 수 있다”며 “입학취소 처분이 나올 경우 곧바로 소송이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부산대에 앞서 고려대에서 결과가 나올 가능성도 높다. 이 경우 석사학위보다 학사학위에 먼저 문제가 생기는 초유의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정진택 고려대 총장은 지난 6월 조씨의 부정입학 의혹과 관련해 “2심 판결 이후 관련 조취를 취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정 총장은 이 자리에서 “조씨의 입시서류 보존기한이 만료돼 폐기한 상황이어서 관련 조치에 어려움이 있다”며 “2심 판결을 사실관계가 확정되는 시점으로 보고 입시서류와 관련한 사실이 확정되면 관련 조치를 내리겠다”고 설명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