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도쿄올림픽에서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은 최근 2020 도쿄올림픽에서 2012년에 이은 또 한번의 4강 신화를 재현했다. 팀을 이끈 김연경은 인기스타를 넘어 ‘국민영웅’으로 올라섰다.
이런 김연경이 문재인 대통령의 축전에 화답했다. 그는 11일 자신의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문 대통령 축전을 캡처해 올린 뒤 “감사합니다”라는 글귀와 함께 두 손을 모은 이모티콘을 추가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8일 공식 소셜미디어(SNS) 계정에 2020 도쿄올림픽에서 4강 신화를 이룬 여자배구 대표팀 선수 한 명 한 명의 이름을 나열한 뒤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우리의 저력을 보여준 선수들과 라바리니 감독, 코치진에게 감사하다. 특히 김연경 선수에게 각별한 격려의 말을 전한다”고 축전을 보낸바 있다.
다만, 이 축전은 뜻하지 않은 논란으로 이어졌다. 대표팀이 지난 9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해 연 기자회견에서 당시 사회자였던 유애자 대한배구협회 홍보분과위원회 부위원장이 김연경에게 문 대통령의 축전에 대해 감사 인사를 계속 요구했던 탓이다.
이런 요구에 김연경은 “제가요? 감히 대통령님한테 뭐…”라며 잠시 당황했지만 “좋은 얘기들을 많이 해 주셔서 너무 감사하고, 앞으로가 더 기대되니 앞으로 더 많은 기대와 관심 가져 주셨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하지만, 유 감독관은 “오늘 기회가 왔다”며 추가 답변을 요구했고, 김연경이 다시 한번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배구 많은 관심과 성원 부탁드린다”라고 대답하자 “그렇죠”라면서 물러났다.
이 질문은 네티즌 등에게 김연경의 의사에 반하는 감사를 강요한 것으로 비쳐졌고, 이에 따라 배구협회 등에 대한 비난이 쇄도했다. 유 감독관은 이 질문에 앞서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 포상금 6억원을 생색내듯 김연경에게 질문해 눈살을 찌푸리게 하기도 했다.
김연경의 이번 화답은 배구계의 경사 속에 생긴 ‘감사강요’ 논란을 진화하고, 대통령에게 강요에 의한 것이 아닌 진심 어린 감사를 전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같은 날 이번 4강 신화를 이끈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의 스테파노 라바리니 감독도 축전에 화답했다. 그는 “축전에 내 이름이 있어서 엄청나게 기뻤다”며 문 대통령의 인스타그램 축전에 직접 영문 댓글을 달았다.
라바리니 감독은 “영광스러운 국민, 훌륭한 선수 및 스태프와 함께 자랑스러운 태극 마크를 달고 한국을 위해 뛸 수 있어서 크나큰 영광이었다”며 “대한체육회, 대한민국배구협회, 국가대표 스태프와 선수들, 우리의 멋진 주장 김연경, 그리고 끝없는 사랑과 성원을 보내준 모든 국민께 정말 감사드린다”고 썼다. 라바리니 감독은 댓글 마지막에 한글로 “매우 감사합니다”라는 인사를 덧붙였다.
여자배구 4강 영웅들과 대통령이 이번엔 ‘강요에 의한 감사’가 아닌 마음에서 우러나온 직접 소통을 통해 축하와 감사의 마음을 나눈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