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일머니’ 등에 업고 있는 PSG UCL 우승위한 ‘마지막 카드’ 선택 네이마르·음바페와 ‘드림팀’ 완성 메시 “클럽 비전과 나의 야망 일치”
다가올 2021~2022시즌 유럽축구에서 축구팬들은 낯선 광경을 보게 된다. ‘축구의 신’ 리오넬 메시(34)가 FC바르셀로나가 아닌 다른 유니폼을 입고 뛰는 모습이다. 그동안 전 세계 축구계를 들썩거리게 한 초대형 이적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2018년 메시의 숙명의 라이벌인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6)가 레알 마드리드를 떠나 이탈리아 세리에A의 유벤투스로 팀을 옮긴 것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메시는 열세 살 때 바르셀로나 유소년팀에 입단한 뒤 현재까지 한 팀에서만 뛰어온 선수이기에 의미가 다르다.
하지만 결국 현실이 됐다. 메시의 새 소속팀은 프랑스 리그앙의 강호 파리 생제르맹(PSG)이다. PSG는 11일 홈페이지를 통해 그와 1년 연장 옵션이 있는 2년 계약을 했다고 밝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최근 2년간 전 세계를 강타하지 않았다면 생기지 않았을 이적이다. 메시는 2020~2021시즌을 앞두고 FC바르셀로나 수뇌부와의 갈등 속에 팀을 떠나겠다고 선언했지만, 새 회장 취임 뒤에는 구단과 원만한 관계를 이어간 바 있다. 현지 언론에서도 잔류를 당연한 것으로 여길 만큼 재계약이 유력해 보였다.
그러나 바르셀로나는 재계약을 끝내 하지 못했다. 과거 방만한 구단 운영으로 여러 팀들의 파산을 경험한 스페인 라 리가는 여타 리그와는 달리 구단 총 수익 대비 일정 비율만을 선수단 연봉으로 지출할 수 있는 일종의 ‘샐러리캡’인 연봉 상한선 규정을 운용한다. 바르셀로나는 라 리가에서 가장 최상위권의 연봉을 지출하는 팀이었지만 그동안 구단 위상에 걸맞게 수익도 많았기에 규정을 지키는 데에는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한 오랜 무관중 경기로 바르셀로나의 수익이 크게 악화되며 선수단의 연봉도 줄여야 했고, 이에 따라 메시의 거대한 연봉을 감당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메시가 자신의 연봉을 리그 규정상 최대인 50%까지 삭감하기로 했지만 상한선을 맞추는 것이 불가능해지면서 잔류가 무산됐다. 결국, FC바르셀로나는 지난 5일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구단과 메시 측의 합의가 긍정적이었지만 재정적인 이유로 재계약이 결렬됐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어 8일 메시가 FC바르셀로나의 홈구장인 캄노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생각지 못하게 작별인사를 하게 될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언젠가 돌아올 것”이라고 밝혀 이적이 공식화됐다.
이후 이틀 만에 PSG행이 최종 성사됐다. 메시의 재계약 불발 가능성이 제기될 때부터 카타르 왕족들의 막대한 ‘오일머니’를 등에 업고 있는 PSG는 유력한 행선지로 꼽혔다. 그의 연봉을 감당할 수 있는 전 세계 몇 안 되는 구단이었기 때문이다.
유럽 정상 재등극을 노리는 메시의 야망도 PSG행에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 PSG는 2010년대 이후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우승을 위해 슈퍼스타들을 끌어 모아 올스타급 팀을 구성했지만 2019~2020시즌 준우승이 최고였을 뿐 정상에는 오르지 못했다. 그러자 ‘축구의 신’을 정상 등극을 위한 마지막 조각으로 선택했고, 메시가 이 부름에 응했다. 메시도 계약을 맺은 뒤 “클럽의 비전과 나의 야망이 완벽한 조화를 이룬다”고 밝히며 UCL 우승을 위한 선택이었음을 부인하지 않았다.
이로써 메시는 FC바르셀로나에서 ‘MSN트리오’를 이뤘던 네이마르(29), ‘차세대 축구의 신’으로 불리는 킬리안 음바페(23) 등과 함께 막강 공격 라인을 이뤄 유럽 정상 등극에 도전하게 됐다. 그의 PSG데뷔전은 15일 스트라스부르와의 리그앙 경기가 될 전망이다. 메시도 “파르크 데 프랭스 구장에 빨리 발을 들여놓고 싶다”고 의지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