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땅,우리생물] 낯선 이름의 생물 ‘요각류’

“요각류? 그게 뭔가요?” 많은 사람이 되물을 법한 낯선 이름의 생물이다. 요각류는 다리를 노처럼 움직이며 이동한다 해서 요각류 혹은 노벌레라고 불리는 절지동물의 한 분류군이다. 전 세계적으로 1만4000여종이 보고돼 있으며, 우리나라에는 현재 1000여종의 요각류가 기록돼 있다.

요각류는 동굴 속에 고인 물부터 바닷속 깊은 곳의 열수구 주변에 이르기까지 물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서든 살고 있다. 다만 크기가 수 밀리미터도 되지 않아 육안으로 구분하기가 쉽지 않아 관찰하기 어려운 생물이다.



그러나 물속 생태계에서 요각류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물속에 떠다니거나 바닥에 가라앉은 아주 작은 입자의 유기물이나 식물플랑크톤을 먹고, 더 큰 대형 어류나 무척추동물의 먹이원으로서 먹이그물의 중요한 구성원 역할을 하는데, 동물플랑크톤의 주요 구성원이 바로 요각류이다.

주로 물에 떠다니거나 바닥의 모래 알갱이 틈새에서 살아가는 자유생활을 하기도 하고, 다른 생물과 공생하거나 물고기에 붙어 기생생활을 하기도 한다. 생활 형태에 따라 다양한 형태를 보이는데, 특히 기생생활을 하는 요각류는 어려서는 물속을 떠다니다가 숙주에 정착하면 몸의 형태가 많이 바뀌어 자유생활을 하는 요각류와는 전혀 다른 생물인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우리나라에만 사는 고유종 중에는 요각류 약 150종이 포함돼 있다. 산간 계곡이나 지하수에 살거나 공생 또는 기생성 요각류들은 한정적인 범위 안에서 진화가 이루어졌기 때문에 고유종의 비율이 높은 편이다. 강원도 계곡과 인근 샘의 낙엽 틈에서 살고 있는 오대딱정장수노벌레, 부챗살이나 잎파래 등 해조류에 살고 있는 완도딱정노벌레, 갈치에서 발견된 갈치눈도둑노벌레 등이 고유종 요각류이다.

우리 주변에는 생태계에서 중요한 구성원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지만 눈에는 잘 보이지 않는 작은 생물이 아주 많이 살고 있다. 이렇게 작은 우리 생물의 세계에도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