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 보장성을 대폭 확대하는 ‘문재인 케어’가 시행된 지 4년이 흘렀다. 문재인 대통령은 어제 ‘문케어’ 4주년 성과 보고대회에서 “지난해 말까지 3700만명의 국민이 9조2000억원의 의료비를 아낄 수 있었다”고 했다. 이어 “건보 보장 범위는 대폭 확대하면서 재정은 안정적으로 관리했다”고도 했다. 현실과 동떨어진 한가한 인식이다. 오죽하면 야당 원내대표가 “국민 건강이 위협받은 시국에 자화자찬이 가당키나 한 일인가. 부끄러움조차 모르는 정권”이라고 했을까.
당장 재정이 성할 리 없다. 과거 7년간 흑자를 냈던 건강보험기금은 문케어가 시행된 2018년부터 내리 3년간 적자를 냈다. 그 사이 누적 적립금도 20조6000억원에서 17조4100억원으로 뚝 떨어졌다. 그나마 지난해 코로나19 탓에 동네의원을 찾는 소아·청소년과·호흡기 환자가 급감해 감소폭이 줄어든 게 이 정도다. 건강보험료가 2017년 6.12%에서 올해 6.86%로 올랐지만 해마다 폭주하는 지출을 감당할 길이 없다. 국회예산정책처는 고령화 추세 등을 감안할 때 이 기금이 2026년쯤 바닥날 것으로 예측했다. 과잉진료 등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문케어가 전체 의료비를 늘리고 민간보험 수익성도 악화시켜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민간 보험사의 실손보험 손실액이 최근 4년간 7조3000억원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