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 피로감에 휴가철 델타변이… ‘풍선’ 터진 非수도권

부산·경남 등 확진자 급증, 왜
수도권 거리두기 강화 ‘풍선효과’에
7월 초엔 유흥시설 위주로 집단감염
최근 가족·지인·동료 ‘일상전파’ 많아
당국 “증가 추이, 금주 상황 지켜봐야”
전문가 “검사 속도가 확산세 못 미쳐”
진단검사 행렬 12일 대구 수성구 대구스타디움에 마련된 임시선별검사소에서 의료진이 코로나19 진단검사를 위해 검체를 채취하고 있다. 대구=뉴스1

부산과 경남에서는 연일 100명이 넘는 확진자가 쏟아지고 있다. 가족과 직장동료, 지인 등 기존 확진자와의 접촉에 따른 산발적 일상감염이 대부분이다. 방역 당국은 지난달 초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당시의 ‘풍선효과’와 휴가철 타 지역 델타 변이의 급속 유입, 느슨해진 방역 의식 등 복합적인 결과로 추정하고 있다.

12일 부산시에 따르면 전날 오후부터 이날 오후 1시까지 163명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해 누적 확진자가 9636명이 됐다. 신규 확진자의 70.6%인 115명은 선행 확진자와 접촉을 통해 감염됐다. 이날 남구 한 복합체육시설과 동래구 학원, 사하구 어린이집 등 3곳에서 신규 집단감염 사례가 발생했다. 동래구 교회에서도 4명이 더 늘어 누적 확진자가 14명으로 늘었다. 해당 교회는 일부 교인들이 소모임을 하면서 전파된 것으로 파악된다.

부산은 최근 일주일간(8월4일∼10일) 866명의 국내발생 신규 확진자가 발생했다. 하루 평균 123.7명의 확진자가 발생한 것인데, 2주일 전 77.4명과 비교하면 확진자가 크게 늘었다. 4차 대유행이 시작된 7월 초에는 감성주점과 클럽, 노래연습장 등 유흥시설을 고리로 한 집단감염이 주를 이뤘다면, 최근엔 직장과 음식점, 목욕탕 등 다중이용시설과 학교·학원, 요양병원, 교회 등에서 소규모 집단감염이 지속되는 양상이다.

경남의 사정도 비슷하다. 최근 일주일간 761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대다수가 지역감염으로, 하루 평균 108.7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역대 최고를 기록했던 7월 말 91명보다도 17.7명 더 많다. 경남 역시 4차 대유행 초반 유흥주점을 통한 집단감염이 많았다면 최근 들어서는 가족, 지인, 직장동료 등을 통한 감염이 이어지고 있다.



부산시와 경남도는 ‘델타 변이’를 감염 확산의 주된 원인으로 보고 있다. 부산에서는 이달 1일부터 7일까지 확진자 일부인 149명(26.8%)을 분석한 결과, 134명에서 변이바이러스가 확인됐다. 검출률은 89.9%에 달한다. 변이 바이러스가 검출된 134명 중 알파형은 7명(4.7%), 델타형은 127명(85.2%)이었다. 기장군 요양병원에서는 이날 환자 2명이 추가돼 총 51명의 환자가 확진됐는데, 이 중 46명이 ‘돌파감염’으로 파악됐다.

 

기존 집단발병 사례는 더욱 규모를 키우고 연일 새로운 소규모 전파가 발생하는 상황은 전국이 똑같다. 교인들끼리 소모임을 가진 서울 서초구 교회 관련 확진자는 전날 15명이 추가돼 누적 확진자가 61명으로 늘었다. 경기 용인시 한 기숙학원에서는 이날 0시까지 원생 11명이 무더기로 양성 판정을 받았다. 대구 달서구 M교회 관련 누적 확진자는 전날 접촉자 추적관리 중 7명이 추가돼 232명으로 늘었다. 충남 당진시 한 농장에서는 지난 9일 첫 확진자 발생 이후 사흘간 종사자와 가족 등 8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부산시가 사회적 거리두기 최고 단계인 4단계를 시행한 첫날인 지난 10일 부산 해운대해수욕장 백사장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는 감염자 확산세가 꺾이는 시점에 대해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수도권의 경우 지난주까지 2∼3주 동안 완만하게 감소하는 추이를 보였지만, 지난 주말부터 다시 유행이 증가세로 전환됐다”며 “7월 말과 8월 초에 집중됐을 휴가철 이동의 후속 영향으로 보이는데, 계속해서 증가 추이를 유지할지 아니면 다른 변화를 보일지는 금주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확진자 증가 속도를 검사 건수가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을 우려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변이의 경우 기존 바이러스보다 전파력이 3배 정도 강력하기 때문에 확진자 역시 빠르게 늘어나겠지만 검사 건수가 이에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정부가 자가검진 키트를 지원하고 이를 통해 숨어있는 감염자를 빠르게 찾아 선제적으로 접촉을 차단해야 확진자를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