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과 국민의당 합당이 무산된 가운데 합당 실무협상단장을 맡았었던 국민의힘 성일종 의원이 “이준석 대표는 ‘국민의당이 요구하는 걸 다 들어주십시오’라고 요청했었다”라고 밝혔다.
16일 CBS라디오 ‘한판승부’에 출연한 성 의원은 ‘고압적인 자세를 유지하셨던 것과 관련해 이준석 리스크가 재현된 거 아니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앞서 전날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힘과의 합당이 무산됐다고 밝혔다. 그는 “그동안 숙고의 시간을 가졌다. 저는 오늘 국민의당과 국민의힘, 두 정당의 통합을 위한 노력이 여기에서 멈추게 되었음을 매우 안타까운 마음으로 말씀드린다”고 전했다.
성 의원은 첫 만남부터 국민의당과의 합당이 어렵다는 걸 예상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국민의당이) 원래 ‘지분 요구를 안 하겠다’, ‘조건 없는 합당, ‘대통령 불출마’, ‘더 큰 이변을 만들기 위해서 합당을 하겠다’라는 등 선제적으로 말씀을 말씀을 하셨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성 의원은 크게 당명변경과 차별금지법 때문에 합당이 무산됐다고 말했다. 우선 성 의원은 당명변경 건에 대해 “4.7 보선에서 저희 당이 국민의 심판을 받았다”며 “당명변경을 요구를 하면서 첫째 당명을 변경하려고 한다면 논리적 근거를 갖고 국민을 설득해야 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지금 저희 당 지지율이 민주당보다 더 높게 나온다”며 “그렇기 때문에 국민들한테 당명을 변경한다고 할 때는 두 당이 합당했었을 때 얼마가 더 올라갈 것인지에 대한 예측 모형도라도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나아가 “당 운영이 당원들이 낸 당헌·당규하고 세금으로 운영이 되는데 합당을 했었는데 CI(Corporate Identity·기업의 이미지를 통합하는 작업)를 비롯한 마케팅 비용이 수십억이 들어간다”라고 지적했다.
차별금지법에 대해선 “민주당도 대선을 앞두고 상당히 힘들어하는 부분”이라며 “우리 사회가 이걸 받아들일 여건이 안 됐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이준석 대표께서 뭐 갑질을 한 것처럼 이렇게 얘기하는데 그런 건 절대 없었다는 말씀 제가 분명히 말씀을 드린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성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비록 합당은 깨졌지만 추후 야권통합을 시사하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성 의원은 “안철수 대표께서 결정하신 일에 뭐라 할 수 있겠나”라면서도 “정치는 살아있는 생물로 안철수 대표께서 향후에라도 또 다른 정치적 선택의 길이 국민을 위한 길이라면 마다하지 않으시기 바란다”라고 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