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당국 “백신 접종 인센티브 검토 필요”

거리두기 조정 앞두고 ‘접종 확대’ 방안 고심
당초 ‘실외 마스크 미착용’ 등
전국서 일괄 시행하려다 유보
생활방역委 중심 필요성 제기
정부, 국산 백신개발에 총력전
허가기간 180일→40일로 축소
임상시험 참여자 혜택 제공도
코로나19 아스트라제네카 잔여백신 접종 연령이 30세 이상으로 변경된지 이틀째인 19일 오전 서울 관악구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에서 의료진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빈병을 정리하고 있다. 뉴시스

델타 변이 확산 등으로 백신 예방접종 중요성이 커지면서 방역당국이 예방접종 확대를 위해 인센티브 제공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또 내년까지 국산 백신 상용화를 목표로 임상시험 등 백신 개발을 총력 지원키로 했다.

배경택 코로나19예방접종대응추진단(추진단) 상황총괄반장은 19일 정례 브리핑에서 백신 접종 인센티브 관련 질의에 대해 “코로나19와 관련해 가장 확실한 대응 방법은 예방접종 확대와 사회적 거리두기를 통한 방역수칙 준수”라며 “예방접종을 확대하기 위한 방안 중 하나로 향후 일정 시점에 인센티브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당국의 이 같은 입장은 사회적 거리두기 조정을 하루 앞두고 나온 것으로, 현행 거리두기(수도권 4단계, 비수도권 3단계)를 재연장하면서 백신 접종자에 대한 인센티브를 일부라도 부활해 다소 숨통을 틔워주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이는 거리두기 자문기구인 ‘생활방역위원회’의 전날 밤 회의에서 나온 일부 전문가 의견과 궤를 같이하는 것이다. 전날 회의에선 거리두기 재연장 필요성과 함께 접종자 인센티브 제공 방안이 거론됐다.

일부 생활방역위원은 백신접종률과 예약률을 높이려면 사적모임 제한 인원 기준 등을 따질 때 백신 접종자를 제외하는 등의 인센티브를 줘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당초 지난달 1일부터 실외 마스크 미착용, 사적모임 제한 인원기준 제외 등의 접종자 인센티브를 전국적으로 일괄 시행하려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4차 대유행이 본격화하자 비수도권에서만 우선 시행하고 4단계 지역은 유보했다.

정부는 4차 대유행을 주도하고 있는 인도발 델타형 변이 바이러스에 대해서도 백신 접종이 필수라는 점을 강조했다.

박영준 방대본 역학조사팀장은 “델타 변이는 기존 코로나바이러스보다 약 2.5배 이상 감염 재생산지수가 높고, 또 알파 변이 대비 위중증률과 사망률도 높은 것으로 보고됐다”며 “(그러나) 예방접종률이 높아지면 델타 변이의 중증도는 80% 이상 감소한다”고 말했다.

19일 오전 서울 코로나19 강남구 예방접종센터에서 시민들이 백신 접종을 위해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는 국산 백신 개발에도 총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날 코로나19 백신 임상시험 실시기관 병원장들과 간담회를 열고 임상시험 지원방안 등을 논의했다. 국내 기업 중에는 SK바이오사이언스가 임상 3상을 앞뒀고 이 밖에 6개 기업이 코로나19 백신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정부는 임상 3상 지원 계획을 △환자 모집과 접종 △검체 분석 및 허가·심사, 상용화 지원 두 단계로 수립했다. 환자 모집을 위해서는 각종 인센티브를 부여하고 백신을 개발하면 허가기간을 현행 180일에서 40일로 대폭 줄이기로 했다. 신속한 상용화를 위해 국립보건연구원을 중심으로 국제백신연구소, 한국화학연구원 등이 모여 정부 주도 하에 검체 분석을 지원할 계획이다.

임상시험 참여자를 원활히 모집하기 위해 참여자에게는 증명서를 발급해 주고 국립과학원, 국립백두대간수목원 등 공공기관의 입장료를 할인하거나 면제해 준다. 각 지자체도 코로나19 예방접종자에게 적용하던 할인을 임상시험 참여자에게도 적용해 줄 방침이다. 이 경우 세종문화회관 프로그램이나 서울시립교향악단 공연, 부산 영화의전당 이용료 등을 감면받을 수 있다.

코로나19 속 개학이 시작된 18일 오전 광주 북구 동림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거리두기 선에 발 맞춰 등교하고 있다. 뉴시스

한편 2학기 시작과 동시에 학생 일평균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160명을 넘어서며 올해 최다 기록을 경신했다.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 12∼18일 1주간 전국에서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학생은 1137명이었다. 하루에 162.4명꼴로, 지난 1학기의 최다 일평균 확진자 수(146.5명)를 훌쩍 넘어섰다. 지난 3월부터의 누적 학생 확진자 수는 1만2021명이다. 같은 기간 교직원 확진자는 71명 발생해 누적 1448명이 됐다.

전국 학교 중 40%는 여름방학을 끝내고 2학기 학사일정을 시작했다. 교육부의 2학기 등교 확대 방침에 따라 거리두기 4단계에서도 전면 원격수업 대신 등교수업이 이뤄진다. 이날 오전 10시 기준으로 전국 유·초·중·고 2만512개교 중 39.4%인 8082개교는 등교수업, 0.8%인 173개교는 전면 원격수업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