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불 스카이다이빙 클럽'…추락사 한 아프간 피난민 조롱 티셔츠 문구 '논란'

데일리 메일 캡처

 

이슬람 무장단체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해 피난민들의 탈출 행렬이 이어지는 가운데, 숨진 피난민들을 조롱하는 티셔츠가 등장해 논란이다. 

 

이 같은 소식은 뉴욕포스트가 19일(현지시간)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복수의 해외 온라인 의류 판매사이트에서는 ‘카불 스카이다이빙 클럽’(Kabul Skydiving Club Est. 2021)이라는 문구가 적힌 티셔츠가 판매되고 있다.

 

데일리 메일 캡처

 

티셔츠에는 논란이 된 문구와 함께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에서 탈출하려고 미 공군 수송기에 매달렸다가 추락해 사망한 피난민들의 모습이 담겨있다.

 

판매자 측은 “패러슈팅이나 스카이다이빙에 푹 빠져 있는 사람들, 그리고 비행기에서 뛰어내려 최고의 기분을 경험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아주 적합한 옷”이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앞서 전날 아프간 현지 통신사 아스바카에 따르면 지난 16일 카불의 하미드 카르자이 국제공항에서 C-17 수송기 바퀴에 매달렸다 추락사한 10대들의 시신이 발견됐다.

 

두 소년의 시신은 가족에게 인계됐다.

 

이들은 16세, 17세 형제로 카불 시장에서 과일을 판매해 어머니를 부양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데일리메일은 현지인이 소셜미디어에 올린 글을 인용해 미 수송기에서 추락한 이들은 형제이며, 이들은 카불 시장에서 과일을 팔고 쓰레기를 주워 어머니를 봉양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관해 국제문제 싱크탱크인 대서양위원회의 선임 연구원인 홀리데이그리스는 “(티셔츠가) 아프간인의 고통과 불행을 상업화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인간이 이처럼 잔인할 수 있다는 사실에 분노를 느낀다”고 지적했다. 

 

16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의 하미드 카르자이 국제공항에서 미군 C-17 수송기가 이륙을 위해 활주로를 따라 이동하자 탑승하지 못한 아프간 시민 수백 명이 수송기를 따라 내달리고 있다. 카불 AP=연합뉴스

한편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에서 철군 방침을 밝힌 지 불과 4개월 만에 아프간이 탈레반의 손에 다시 넘어갔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4월 14일 20년 묵은 아프간전을 종식하겠다며 미군 철수를 공식화했고, 철군이 완료되기도 전에 탈레반이 지난 15일 카불을 장악하고 정권을 잡았다.

 

미국에선 미군이 철수해도 친미 정권인 아프간 정부가 탈레반과 계속 맞서거나 여의치 못하면 영토를 분점하는 시나리오는 물론 최악의 경우 정권이 무너지더라도 1년 6개월은 버틸 것이라는 관측이 무성했지만 정부군은 탈레반의 파죽지세에 그야말로 추풍낙엽처럼 쓸려나갔다.

 

2001년 시작된 아프간전은 21세기 미국 전쟁사 중 기간이 가장 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