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환불 사태에 휩싸인 모바일 결제 플랫폼 머지포인트가 가맹점주들에게 1개월 이상 빨리 결제 금액을 정산해주겠다고 공지했다. 가맹점들의 불안을 잠재우고 머지포인트 사용 가능 매장을 최대한 유지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선불 금액을 충전한 개인 이용자들을 대상으로도 순차적으로 환불이 이뤄지고 있다.
20일 세계일보 취재 결과, 머지포인트 운영사인 머지플러스는 지난 19일 오전 가맹점주들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내 “정산에 대한 가맹점들의 불안감을 덜어드리고자 이번달 정산은 정해진 날짜보다 앞서 진행될 예정”이라고 알렸다.
머지플러스는 이달 1일부터 15일까지 결제된 금액을 19일 정산을 완료한 것으로 확인됐다. 16일부터 오는 31일까지 결제되는 금액은 다음달 10일 정산될 예정이다.
머지플러스 측은 “점주님들께 심려를 끼쳐드려 진심으로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며 “이번 사태 이후 불안한 가운데에서도 머지를 믿고 고객 응대와 이용을 처리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서비스 정상화에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빠른 시일 내에 서비스를 운영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지금까지는 개인 이용자들이 머지머니(머지포인트)를 이용해 식당에서 신용카드처럼 결제하면, 다음달 머지플러스가 점주들에게 현금으로 정산해 왔다. 이 같은 방식 때문에 지난 11일 머지플러스가 기습적으로 서비스를 대폭 축소한 이후, 가맹점주들 사이에서는 머지플러스로부터 결제 대금을 받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가 퍼졌다.
◆100여개 개인 식당 여전히 사용 목록에…이탈 막아야 정상화도 가능
특히 개인 자영업자들의 피해가 클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대형 프랜차이즈 브랜드가 발 빠르게 제휴를 중단한 것과 달리, 머지플러스와 직접 제휴 계약을 맺은 개인 자영업자들의 경우 제휴 사용처에 여전히 남아 있었기 때문이다. 이날 현재 머지포인트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사용 가능 매장을 확인한 결과 서울에서만 100개 이상의 식당을 찾을 수 있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여전히 머지포인트를 사용할 수 있는 매장 목록이 공유되기도 했다. 일부 이용자들이 포인트를 모두 소진하기 위해 대량으로 구매했다는 후기를 올려 비난을 사기도 했다.
머지플러스가 이례적으로 조기 정산에 나선 것 역시 개인 자영업자들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한편 이들의 추가 이탈을 막기 위한 조처로 보인다. 권남희 머지플러스 대표가 수차례 “서비스 정상화가 최우선 목표”라고 공언한 바 있는 만큼, 최소한의 사용처를 확보해야 향후 고객 유치가 가능할 것으로 판단했을 것이란 해석이다. 실제로 사측은 점주들을 대상으로 한 공지에서 “향후 정산 역시 정해진 일자에 정상적으로 지급될 예정이오니 정상 운영 부탁드린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다만 부정 사용을 막기 위해 매장당 월 결제 한도는 150만원으로 제한될 예정이다. 포장 주문 시에는 2인분까지만 가능하다. 매장별 결제 한도가 초과할 경우 머지플러스 측에서 임의로 다음달까지 이용중지 처리할 예정이다.
◆점주들은 불안감 여전…“전화 연결 안 돼 사용처 빼달라는 말도 못 해”
그러나 가맹점주들은 여전히 머지포인트에 대한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A 카페 측은 “머지플러스로부터 정산을 받은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지난 13일 머지포인트를 이용한 결제를 중단하기로 했고 당분간은 받을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서울 종로구의 B 이탈리안 레스토랑 역시 “관련 기사가 보도된 날 포인트를 소진하기 위한 고객들이 엄청나게 몰렸고, 그 뒤로는 결제를 받지 않고 있다”며 “머지플러스 본사에 전화 연결이 되지 않아서 사용처 목록에서 내려달라는 말을 못 했다”고 밝혔다.
이와 별개로 머지플러스는 개인 이용자들을 대상으로도 순차적인 환불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14일 1차 환불을 시작으로 19일까지 9차 환불까지 마쳤다고 회사 측은 밝혔다. 환불을 받은 구체적인 인원과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