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경 “9월말 이후 위드코로나 검토”

“9월까지 4차 유행 완만 진행
접종률 70% 정도로 높아지면
위중증환자 관리에 집중 고려”

유영민 靑비서실장 “2022년에 쓸
백신 총 9000만회분 구매 계획”
23일 서울 중구 서울역 광장에 마련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임시 선별검사소를 찾은 시민들이 검사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방역 조치 강화에도 코로나19 확진자 규모가 줄어들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속도감 있게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접종률이 상승하면 9월 말 이후 확진자 억제보다는 위중증 환자 관리에 집중하는 ‘위드(with) 코로나’를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23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1418명으로, 48일 연속 1000명대를 나타냈다. 엿새 만에 1500명 아래로 줄었지만 주말·휴일 검사건수 감소가 반영된 것으로 확산세가 꺾인 것은 아니다. 주간(17∼23일) 일평균 국내 발생을 보면 1711명으로, 전주(1797명)와 비슷하다.



정부는 이날부터 다음달 5일까지 수도권 거리두기 4단계, 비수도권 3단계를 유지하고, 식당·카페·편의점 매장 내 취식 허용 시간을 1시간 단축했다. 배경택 코로나19예방접종대응추진단 상황총괄반장은 “경제적·사회적 어려움을 알고 있으나 여기서 방역을 이완하면 우리 의료체계가 감당하기 어려운 유행 급증이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번 조치에도 코로나19 4차 유행이 안정화할 것이란 기대는 크지 않다. 4차 유행 규모가 워낙 큰 데다 개학과 휴가 후 복귀로 지역감염 확산 가능성이 커진 상태다. 정 청장은 이날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9월까지는 코로나19 4차 유행이 완만하게 진행되고 (그 이후에) 완만하게 꺾일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거리두기는 백신 접종이 일정 수준으로 높아질 때까지 확진자 급증을 억제하기 위한 수단이다. 방역 당국은 지난 5∼7월 신규 확진자 중 93.4%가 백신 미접종자였다는 점을 강조하며 백신 접종을 독려하고 있다. 이날 선원 1만여명에 대한 접종이 시작됐고, 26일에는 18∼49세 1차 접종이 본격 진행된다.

모더나 백신 추가 도착 23일 인천국제공항 화물터미널에서 코로나19 백신 수송 관계자들이 이날 도착한 모더나 백신을 옮기고 있다. 인천공항=남제현 선임기자

최근 공급 차질을 빚었던 모더나사의 코로나19 백신은 이날 101만7000회분이 도착했다. 모더나는 다음주까지 약 600만회분을 더 공급할 예정이다. 방역 당국은 향후 백신 도입 일정과 물량 등을 고려해 6주로 확대된 1·2차 접종간격을 단축하는 방안을 검토할 방침이다.

이런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인 이낙연 경선후보는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자영업자의 피해를 막기 위해 ‘위드 코로나 체제’로의 방역정책 전환을 제안했다. 이 후보는 “델타·감마·람다로 변이를 이어가는 코로나 바이러스는 근절하거나 제거할 수 없다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는 전문가 의견도 있고, 바이러스 때문에 입는 피해보다 감염을 피하기 위한 조치로 인한 사회경제적 피해가 더 크다는 지적도 나온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위드 코로나 전환과 관련해 정 청장은 “(국내 인구의) 70%가 (1차) 접종한 시점부터 고려할 수 있다”며 “9월 말 10월 초부터는 준비·검토 작업이 공개적으로 진행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유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날 국회 운영위 전체회의에서 “내년에 활용할 수 있는 백신 총 물량은 1억7000만회분”이라며 “내년으로 이월되는 백신 물량이 8000만회분이며, 내년 신규로 총 9000만회분의 백신을 구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정부는 기존에 밝힌 백신 5000회분을 포함해 내년에 총 9000만회분을 확보하기 위한 예산안을 편성 중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