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림반도를 둘러싼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갈등이 재점화되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소련으로부터 독립한 30주년 기념일을 하루 앞두고 국제회의를 소집해 러시아에 “크림반도를 돌려 달라”고 촉구하면서다. 러시아는 “반러 행사”라고 맹비난하며 반환은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23일(현지시간)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에서 처음 개최한 ‘크림 플랫폼 정상회의’ 개회사에서 “크림반도가 우크라이나, 유럽의 일부가 되도록 크림반도를 반환받기 위해 가능한 모든 것을 하겠다”고 천명했다. 이어 “모든 정치적, 법적, 외교적 수단을 쓸 것”이라며 “우크라이나는 국제적 차원의 효과적 지지가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군사 기지화하고 흑해 지역 영향력을 강화하기 위한 발판으로 삼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회의에 참가한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도 “러시아는 계속 불법 병합의 부정적 영향을 키우는 방식으로 행동한다”며 “(러시아에 의한) 크림반도의 지속적 군사화는 흑해 지역 안보에 심각한 영향을 주고 있다”고 우크라이나 편을 들었다.
러시아는 반발하고 나섰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레믈궁 대변인은 “러시아에 대한 극히 비우호적인 행사”라며 “러시아 지역인 크림반도에 대한 그런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오는 30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외교전을 이어간다. 그가 2019년 취임 후 백악관을 방문하는 건 처음이다. 우크라이나의 주권과 나토 가입 문제, 러시아와 독일 간 천연가스관 사업인 노르트 스트림 2로 인한 에너지 안보 등이 회담 의제로 오를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