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희 “文 대통령, ‘이재용 가석방’ 관여 안했지만 착잡하셨을 것”

문재인 대통령. 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가석방 당시 청와대는 법무부 가석방위원회 결정에 관여하지 않았고, 문재인 대통령의 ‘국익을 위한 선택으로 받아들인다’는 표현이 직접 쓴 것이라고 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이 밝혔다. 이 수석은 문 대통령의 감정이 착잡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수석은 이날 SBS ‘이슈블라’에 출연한 자리에서 “대통령의 강압이나 지시에 의해 (이 부회장 가석방이) 이뤄졌다면 심각한 잘못이다. 저희들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수석은 문 대통령의 언급에 대해서는 “자신이 한 결정이 아니더라도, (대통령은) 포괄적으로 책임을 지는 자리”라고 말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박수현 국민소통수석을 통해 이 부회장이 풀려난 13일 “찬성과 반대 의견이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반대하는 국민의 의견도 옳은 말씀이며 엄중한 위기 상황 속에서, 특히 반도체와 백신 분야에서 역할을 기대하며 가석방을 요구하는 국민들도 많다”며 “국익을 위한 선택으로 받아들인다. 국민들께서도 이해해 주시기를 바란다”는 입장을 낸 바 있다. 이 수석은 문 대통령이 직접 이를 작성했다고 설명했다. 

 

이 수석은 문 대통령이 착잡한 심정일꺼라고 보았다. 이 수석은 “문 대통령은 짐작컨데 인권변호사 경력을 감안할 때 프리핸드(재량권)이 주어졌다면, 내 맘대로 한다고 하면 다른 결정을 했을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박근혜 정부 시절인 지난 2015년에 최태원 SK그룹 회장 가석방 논란에 대해 ”이미 형량에서 많은 특혜를 받고 있는데, 가석방에서도 또 특혜를 받는다면 그것은 경제정의에 반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반대한 바 있다. 이 수석은 “대통령은 소신대로 못하는 자리”라고도 말했다.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 사건으로 실형을 확정받고 복역해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13일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에서 가석방되어 걸어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이 수석은 아울러 문 대통령이 김대중 정부가 외환위기를 극복한 정부로 기억되는 것처럼 문재인 정부도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위기를 극복한 정부로 기억돼야 한다는 취지로 언급 했었다고도 전했다. 이 수석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김대중 정부가 한일이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외환위기 극복한 정부로 기억된다”며 “일반 국민과 후대의 역사가 기억할 때는 코로나 위기를 극복한 정부로 평가될 것”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또 ”코로나 극복을 잘한 것에 멈추지 않고, 포스트 코로나를 얼마나 잘 대비했는지에 대해 평가 받을 것”이라며 “전화 위복 계기가 마련된 정부로 기억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수석은 한편 최근 여론조사에서 문 대통령의 지지율이 40%대를 기록하고 있는 데엔 “조금 아쉽다. 지금 제대로 평가받으면 한 50%는 나올 거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 정치사에서 지지율 40%를 받으면서, 박수받으면서 떠나는 대통령이 나올 때가 되지 않았나 싶다”며 “그렇게 된다면 특히 정무수석으로서는 큰 영광이다. 해보고 싶은 열망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