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카불 공항 근처에서 발생한 폭탄 테러에 대해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배후를 자처했다.
AP통신과 타임즈 오브 이스라엘 등에 따르면 IS는 자신들의 선전 매체인 아마크통신을 통해 공유한 메시지에서 카불 공항 폭탄 테러로 약 160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IS-코라산’으로도 알려진 IS 아프간 지부는 이번 소행이 “미군과 미국에 협력한 아프간인을 표적으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IS는 폭탄 테러범이 탈레반 보안소를 통과해 미군과 미국에 협력한 아프간인들이 모여있는 장소 5m 앞으로 다가갔다면서, 초기 표적은 미군이 현지인의 출국 관련 서류를 접수하는 곳이었다고 덧붙였다.
희생자 중에는 탈레반도 포함됐다고 주장했다. IS는 탈레반이 미군과 평화 협정에 동의한 건 배신행위라고 규탄하고 있다.
IS는 이번 테러범으로 추정되는 인물의 사진도 공개했다. 사진 속 인물은 폭발물 벨트를 찬 채 IS 깃발 앞에 서 있었고, 검은색 천으로 눈을 제외한 얼굴을 가린 상태였다.
다만 두 번째 폭탄 테러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미국과 동맹국들의 아프가니스탄 철수가 진행되고 있는 카불 공항 인근에서 두 차례 발생한 폭탄 테러로 사상자가 속출하고 있다.
케네스 맥켄지 미국 중부사령관은 이번 테러로 미군 12명이 사망하고, 15명이 부상당했다고 밝혔다.
미국 CBS에 따르면 아프간 관계자들은 최소 90명이 사망하고 150명이 부상당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맥켄지 중부사령관은 테러범 2명이 자살 폭탄을 감행했으며, IS의 소행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공격과 관련된 인물과 원인 파악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이에 대해 조치를 취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카불 국제공항 인근에서 발생한 폭탄 테러에 대해 “절대 용서하지 않겠다”고 규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오후 5시30분쯤(한국시간 오전 6시30분)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카불 공항 테러 관련 대국민 연설을 발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린 절대 용서하지 않고, 잊지 않겠다”며 “끝까지 추적해 대가를 치르게 하겠다”고 경고했다. 또 “(이번 테러로) 대피 작전이 방해받진 않을 것”이라며 “작전을 계속해 완수하겠다”고 의지를 드러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테러가 아프간을 장악 중인 탈레반과 연관됐다는 증거는 없다며 “그들이 누구인지 믿을 만한 몇몇 이유가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테러는 절대 승리할 수 없을 것”이라며 “우리는 두려워하지 않고 미국인과 아프간 협력자들을 계속 대피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테러로 희생된 미군 12명에 대해 “가장 이타적인 영웅”이라고 치하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