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방으로 시신 조각 날아다녀…바닥은 피로 흥건” 카불 공항 테러 생존자의 증언

26일(현지시각)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의 하미드 카르자이 국제공항에서 발생한 폭탄테러 현장. 카불 로이터=연합뉴스

 

무장 세력 탈레반의 점령으로 아프가니스탄을 빠져나가려는 행렬이 이어진 가운데, 카불 국제공항에서 이슬람국가(IS) 자살 폭탄 테러가 발생하면서 생존자들이 당시의 참상을 전했다.

 

지난 26일(현지 시각) 로이터통신, 일간 텔레그래프, BBC 방송 등에 따르면 이날 두 건의 폭탄테러는 현지시각으로 오후 6시(그리니치표준시 기준 13시 30분)경 벌어졌다.

 

테러 이후 생존자 중 한 명은 로이터통신에 “토네이도에 비닐봉지가 휩쓸리는 것처럼 시신과 조각난 신체 부위들이 공중을 날아다녔다. 지구 최후의 날 같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비행기를 타고 아프간을 탈출하려 공항에 있었다. 몇 시간 더 기다려야 한다는 말을 듣고 공항 근처에 주차해놓은 트럭에서 대기하고 있었는데 폭발이 일어났다”며 “폭발이 일어난 순간 내 고막이 터진 것으로 느껴졌다. 청력을 잃은 줄 알았다”고 밝혔다.

 

이어 “사방으로 시신과 조각난 신체들이 날아갔고 시신과 부상자들로 바닥은 피로 흥건했다”고 당시의 상황을 전했다.

 

테러 현장에 있던 또 다른 이도 AFP통신에 “주검과 절단된 신체, 그리고 사람들이 열려 있는 하수구로 쏟아져 들어갔다”며 “완전한 혼란 상태”였다고 말했다.

 

아프간의 한 통역사는 미 CBS에 “길에 쓰러진 부상자들 사이에서 어린 소녀를 발견했다. 그 아이를 안고 병원으로 달려갔지만 결국 소녀는 내 품에서 숨졌다. 너무나 가슴 아픈 일”이라며 테러가 일어난 것에 대한 안타까움과 함께 슬픔을 나타냈다.

 

폭발이 일어난 후 인근도 아비규환의 상황에 맞닥뜨렸다. 

 

한 남성은 가디언지에 “폭발 직후 탈레반과 미군이 사람들을 해산시키기 위해 하늘로 총을 쏘았다”고 전했으며, “사람들이 밀집해 있어 서로 밀치는 상황이었다. 비상 상황임을 알리는 사이렌 소리와 함께 ‘집으로 돌아가라’는 방송도 계속됐다”고 전했다.

 

한편 테러 직후 IS는 자체 운영하는 통신매체인 아마크 뉴스통신을 통해 자신들이 이번 공격을 감행했다고 주장했다. IS는 “폭발물을 소지한 요원이 모든 보안 시설을 뚫고 미군의 5m 이내까지 접근해 벨트에 찼던 폭발물을 터뜨렸다”고 밝혔다.

 

이 테러로 90명이 사망하고 150명이 부상당한 것으로 집계된 가운데, 미군 사망자 등이 포함돼 있는지는 불분명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