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전(protocol)은 정부 내 공적인 행사나 국가 간 외교행사에서 지켜야 할 예의 및 규범을 말한다. 행사의 절반이라고도 한다. 그만큼 주최 측은 신경을 곤두세우겠지만 의도하지 않은 실수는 종종 발생한다. 전두환 전 대통령이 1982년 아프리카 가봉공화국을 순방했을 때 일이다. 공항 영접 행사에 참석한 전 전 대통령이 얼굴을 찌푸렸다. 군악대가 우리 애국가가 아닌 북한 국가를 연주하는 불상사가 일어난 탓이다. 전 전 대통령이 노발대발하자 장세동 경호실장이 지휘자의 지휘봉을 쳐 떨어뜨림으로써 연주를 중단시켰다. 가봉의 독재자 오마르 봉고 대통령이 만찬 석상에서 공식사과해 수습됐지만 국가의 수준을 드러낸 외교 결례였다.
의전 신경전이 외교관계를 냉각시킨 경우도 있다. 17세기 영국 런던에서 각국 대사관이 스웨덴 대사 부임 환영행사를 마친 뒤 돌아오던 길이었다. 프랑스 대사관 사절단이 마차행렬의 선두에 서자 스페인 대사관 사절단이 갑자기 무장 호위병들을 동원해 그들을 마차에서 끄집어 내렸다. 마부들이 부상을 입는 등 큰 소란이 일었고 격노한 프랑스왕 루이 14세는 스페인과의 외교관계를 단절해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