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선택 방지' 뇌관 싣고… 국민의힘 경선버스 본격 출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정홍원 전 국무총리에게 대선 경선 선거관리위원장 임명장을 수여한 후 위원들과 함께 기념촬영하고 있는 모습. 뉴시스

국민의힘이 30일 후보 등록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대선 경선 레이스에 돌입하는 가운데 ‘경선룰 갈등’이라는 난제를 맞닥뜨렸다. 경선 진출자를 가리는 여론조사에 역선택 방지조항을 삽입하는 문제를 두고 대선주자 간 이해가 엇갈리며 당내 공방이 거세지고 있다. 역선택 방지조항 문제는 정홍원 선거관리위원장이 어떤 결론을 내리느냐에 따라 경선 관리의 불공정성 문제까지 제기되며 경선판을 뒤흔들 수 있는 최대 뇌관으로 떠올랐다.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은 29일 정 위원장이 경선룰에 역선택 방지조항을 도입하려 한다며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게 편파적이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유 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윤석열 후보가 정홍원 선관위원장을 8월 초 만났다고 한다”며 “그리고 정홍원 위원장은 대선후보 경선 여론조사에 ‘역선택 방지조항’이라는 걸 넣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가졌다는 얘기가 파다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역선택 방지를 가장 강하게 주장하는 측은 윤석열 후보 측”이라며 “어느 수험생이 자기 입맛대로 시험문제 바꾸고 시험감독까지 바꾼다는 말이냐. 이제 보니 ‘제왕적 후보’”라고 윤 전 총장을 비판했다.



유 전 의원은 정 선관위원장을 향해서도 “새로 온 시험감독은 출제방식도 바꾸고 시험문제도 바꾼다는 말이 파다하다. 불공정하기 짝이 없다”며 “이제 와서 윤 후보에게 일방적으로 유리한 불공정한 경선룰을 만든다면 그 책임은 전적으로 선관위에 있음을 경고한다”고 엄포를 놨다. 유 전 의원의 이날 지적은 정 위원장이 경선룰을 어떤 과정을 거쳐 어떤 내용으로 확정하느냐에 따라 이번 논란이 불공정 경선 문제로까지 비화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가 29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부동산 공약 발표를 하고 있다. 뉴시스

윤 전 총장은 유 전 의원이 제기한 의혹을 일축했다. 윤 전 총장은 이날 부동산 공약을 발표한 후 기자들과 만나 “경선룰에 관해선 합리적이고 공정하게 될 것”이라며 “제 개인적으로는 위원회의 결정에 따를 생각”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정 위원장과 만남에 대해선 “국민의힘의 전 정권 때 총리를 지내신 분이기 때문에 한 번 예를 갖춰 인사를 드리는 차원에서 찾아뵌 것”이라고 해명했다.

당 선관위는 시간을 두고 의견을 충분히 교환한 끝에 역선택 방지조항 도입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정 위원장은 지난 26일 첫 선관위 회의 후 기자들에게 “(역선택 방지조항에 대해) 다양한 의견이 있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며 “선관위원들 의견을 들어보고 이 문제를 깊이 있게 논의할지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정 선관위원장 주관으로 다음 달 5일에 열리는 ‘대선후보 간담회’에서 경선룰을 둘러싼 후보들의 의견이 교환될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 26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대통령후보자 선거관리위원회 임명장 수여식 및 제1차 회의에서 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에 임명된 정홍원 전 국무총리가 인사하고 있다. 뉴스1

한편 국민의힘 선관위는 30일과 31일 양일간 경선 후보 등록을 받고 오는 11월 9일 최종후보 선출까지 약 2개월간의 경선 일정을 시작한다. 국민의힘은 다음 달 15일과 10월 8일 두 차례의 컷오프를 통해 경선 후보를 각각 8명과 4명으로 압축한 뒤 여론조사 50% 당원 투표 50% 방식으로 최종 후보를 선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