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부패 심해” 내부 고발한 남아공 女공무원 총 맞아 숨져

용의자, 한달전부터 공무원 미행...범행 전 CCTV 무력화
시민사회 “남아공 내 내부고발자에 대한 안전 보장 필요”
지난 26일 남아프리카공화국 하우텡주에서 바비타 데오카란 보건부 금융회계 담당국장의 추모식이 열리고 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갈무리.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부패를 고발한 여성 공무원이 총에 맞아 숨졌다.

 

29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AP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남아프리카공화국 하우텡주 보건부의 금융회계 담당국장인 바비타 데오카란이 지난 23일 오전 딸을 학교에 데려다주고 오는 길에 피격됐다.

 

데오카란 국장은 당시 현장에서 모두 12발의 총격을 맞고 숨졌다.

 

남아프리카공화국 경찰은 현장에서 살해 용의자 7명을 체포했으며, 범행에 이용된 총기 2정과 차량 2대도 압수했다.

 

데오카란 국장은 앞서 주정부의 부패를 폭로했으며, 법정 증언을 앞두고 있었다.

 

현지 부패사건 전문 특수수사대(SIU)에 따르면 데오카락 국장은 코로나19 관련 개인 보호장구 계약을 둘러싼 수사의 증인이었다. 이 계약을 둘러싼 비리 의혹은 약 3억3200만란드(한화 약 262억4892만원) 규모로 알려졌다.

 

앞서 하우텡주에서는 이와 관련한 부패 사건으로 보건부 장관인 반딜레 마수쿠를 포함해 몇몇 고위 관리가 해임됐다.

 

경찰은 이들 살해 용의자 모두 지난달 폭동이 발생한 동남부 지역 콰줄루나탈주 출신으로 범행 대가로 280만란드(한화 약 2억2000만원)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들은 범행 전 한 달 넘게 데오카란 국장을 스토킹했으며, 범행 시간 당시 그의 집 맞은편에 있는 폐쇄회로(CC)TV 카메라를 먹통으로 만드는 등 치밀함을 보였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는 데오카란 국장의 죽음으로 부패 사건이 유야무야되서는 안된다는 목소리가 높다.

 

지난 26일에는 데오카란의 죽음에 항의하는 시민 집회가 열리기도 했다.

 

시민단체 아메드 카트라다 재단의 니샨 볼튼 아흐메드 전무는 “내부 고발자의 안전을 지켜주지 못한 데 대한 분노가 폭발하고 있다”며 “우리는 내부 고발자에 대한 지원과 보호를 즉시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