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전에 무장 세력 탈레반을 풍자한 바 있는 아프가니스탄 출신 코미디언이 탈레반 대원들에 처형당하기 전에 찍힌 마지막 모습이 공개됐다.
지난 29일 아프가니스탄 현지 언론과 워싱턴포스트(WP) 등 외신에 따르면, 코미디언이자 경찰로 근무했던 나자르는 최근 남부 칸다하르주의 집에서 탈레반에 끌려나간 후 살해됐다. 생전 나자르는 동영상 공유 플랫폼 ‘틱톡’에 탈레반을 풍자하는 노래, 춤 등을 개시하며 풍자를 해왔다.
당초 나자르를 처형한 적 없다고 말했던 탈레반은 처형 사실을 부인해왔으나, 틱톡과 트위터 등에 탈레반에 납치당한 그의 마지막 모습이 올라와 논란을 더 하고 있다.
공개된 영상에서 나자르는 탈레반에 납치돼 손이 묶인 채 차에 타고 있다. 탈레반 대원이 그에게 조롱 섞인 농담을 하자 나자르는 말대답을 했고, 이어 대원은 나자르의 뺨을 수차례 때렸다. 다른 조직원은 총기를 든 채 웃으며 이를 지켜봤다.
또한 나자르가 나무에 묶인 모습과 그의 신체가 훼손된 채 나무에 걸린 사진 등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전시되며 논란을 더 했다.
이에 대해 탈레반은 뒤늦게 나자르를 붙잡은 조직원들이 탈레반 소속이 맞다고 인정하는 한편 “살해 과정에 대해 내부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나자르의 덤덤한 표정으로 죽음을 기다리는 모습이 공개되자 사르와르 다니시 아프간 제2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나자르의 뺨을 때린 것은 모든 아프간 사람들의 뺨을 친 것과 마찬가지”라며 “이는 인류와 인간 존엄에 대한 모욕”이라고 비난했다.
하미드 카르자 전 아프간 대통령도 “나자르에게는 사람들에게 웃음을 가져다준 죄밖에 없다”며 “그의 피살은 탈레반의 잔혹성을 보여준다”고 분노를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