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가지 혈압약을 단독으로 먹는 것보다 4가지 혈압약을 한 캡슐에 넣은 ‘복합제제’(polypill)가 혈압 관리 효과가 상당히 크다는 임상시험 결과가 나왔다.
특히 복합제제는 효과와 내약성(tolerability), 안전성이 모두 뛰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메디컬 익스프레스(MedicalXpress)의 보도에 따르면 호주 시드니 대학 웨스트미드 응용연구센터의 클라라 초우 박사 연구팀은 이 같은 3상 임상시험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2017~2020년 호주의 10개 메디컬센터에서 고혈압 환자 591명을 대상으로 ‘4가지 초저용량 복합제제 고혈압 치료’(QUARTET) 3상 임상시험을 실시했다.
참가자들은 54%가 혈압약을 복용하지 않고 있었고, 나머지는 이미 한 가지 혈압약을 먹고 있었다.
연구팀은 기본적인 조건이 서로 비슷하도록 이들을 두 그룹으로 나눠 복합 혈압약이나 한 가지 혈압약을 1년 동안 투여했다.
복합제제는 ▲이르베사르탄 37.5mg ▲암로디핀 1.25mg ▲인다파미드 0.625mg ▲비소프롤롤 2.5mg을 한 캡슐에 넣었고, 대조군에는 이르베사르탄 150mg이 투여됐다.
그 결과, 12주가 지난 후 복합제제 그룹은 대조군보다 최고혈압인 ‘수축기 혈압’이 평균 6.9mmHg 더 떨어졌다.
복합제제 그룹은 76%, 대조군은 58%가 최고/최저 혈압이 140/90mmHg 이하로 낮아졌다.
대조군은 임상시험이 진행되는 동안 자주 용량 증가가 필요했지만, 혈압관리 효과는 복합제제 그룹을 따라가지 못했다.
1년 후 복합제제 그룹은 대조군보다 최고혈압이 평균 7.7mmHg 낮았다.
연구팀은 복합제제가 효과, 내약성(tolerability), 안전성이 모두 뛰어났다고 밝혔다.
용량을 최저 단위로 줄인 4가지 혈압약을 한 캡슐에 넣은 혼합제제가 이처럼 장기간에 걸친 대조군 설정 임상시험에서 효과가 확인되기는 처음이라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고혈압 치료는 처음에는 한 가지 약의 처방으로 시작하는 것이 보통이지만, 한 가지 약으로는 내성이 생겨 혈압 관리가 잘 안 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래서 용량을 늘리거나 다른 약을 추가하게 된다.
이번 임상시험 결과는 유럽 심장학회(European Society of Cardiology) 학술회의에서 발표되는 동시에 영국의 의학 전문지 ‘랜싯’(Lancet) 최신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