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등이 필요했던 류현진(34·토론토 블루제이스)이 '믿는 구석' 볼티모어 오리올스에 일격을 당했다.
류현진은 1일(한국시간)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 로저스 센터에서 열린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홈 경기에서 볼티모어 오리올스를 상대로 선발 등판, 5⅔이닝 3피안타 3볼넷 6탈삼진 3실점을 기록했다.
볼티모어를 상대로 분위기를 바꿔야 했다. 볼티모어는 올 시즌 메이저리그 최약체 팀이다. 이날 경기 전까지 40승 90패로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최하위에 머물러 있다. 승률은 0.308로 메이저리그 전체에서 가장 낮다.
류현진은 볼티모어만 만나면 펄펄 날았다. 올 시즌 3경기에서 모두 승리한 것을 포함해 볼티모어를 상대로 통산 6경기 4승 평균자책점 2.95로 강했다. 볼티모어는 류현진의 '승수 자판기'라는 말도 나왔다.
하지만 이날 류현진은 볼티모어 상대 7번째 경기에서 첫 패전을 당했다.
류현진은 화이트삭스전 패전 뒤 '강팀(화이트삭스, 보스턴 레드삭스 등)에 약하다'는 말을 듣기도 했다. 그런데 약팀 볼티모어에게도 부진한 투구를 하면서 또 한 번 자존심에 흠집이 났다.
현지시간으로 이날 경기는 8월 31일 열렸다. 이 기준으로 류현진의 8월 6경기 평균자책점은 6.51에 이른다. 류현진의 시즌 평균자책점은 3.88에서 3.92로 상승했다.
시즌 13승 달성도 물거품으로 돌아갔다. 이날 승리했다면 류현진은 게릿 콜(뉴욕 양키스)과 나란히 아메리칸리그 다승 공동 선두에 오를 수 있었다.
류현진은 화이트삭스전 패전 후 "제구가 문제였다", "안 좋은 날에 한 이닝에 점수를 몰아서 주는 경향이 반복된다"며 개선점을 짚어봤다.
하지만 류현진은 스스로 설정한 숙제를 해결하지 못했다.
6회 집중타를 맞기 전까지는 흐름이 좋았다.
햄스트링 부상으로 이탈했던 포수 대니 잰슨의 복귀가 호재였다. 잰슨은 지난달 24일 부상자명단(IL)에 올랐다가 이날 돌아왔다.
류현진은 최근 7경기에서는 포수 리즈 맥과이어와 호흡을 맞췄다. 이 시기 류현진은 잘 던졌다가도 다음 경기에서 무너지는 기복을 보였다.
류현진이 마지막으로 잰슨과 호흡을 맞춘 경기는 7월 19일 텍사스 레인저스전이다. 당시 7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오랜만에 잰슨과 재회한 류현진은 초반에는 조금 어색해하는 듯했다. 1회초 볼넷 2개를 던지고, 도루 허용도 했다.
하지만 점차 안정을 찾았다. 평소보다 직구 구사율(48%)을 높인 류현진은 3회초 8개, 4회초를 5개의 공으로 정리하며 투구 수를 아꼈다. 5회초에는 삼진 3개로 'KKK' 이닝을 만들었다.
잰슨은 3회말 솔로포를 터트리며 타격으로도 류현진을 도왔다.
류현진은 1-0으로 앞선 6회초 1사 후 세드릭 멀린스의 내야 뜬공을 직접 오른손 글러브로 잡아낸 뒤 살짝 미소를 짓기도 했다.
그러나 류현진의 미소를 다시 볼 수는 없었다. 류현진은 다음 타자 라이언 마운트캐슬을 상대하면서 잰슨과 오랜 시간 구종을 상의했다. 그러나 결과는 우월 2루타였다. 류현진의 이날 첫 피안타다.
다음 타자 오스틴 헤이스에게는 동점 중전 적시타를 맞았다.
안토니 산탄데르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준 류현진은 2사 1, 2루 위기에서 라몬 우리아스에게 싹쓸이 2루타를 내주고 씁쓸하게 강판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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