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언론중재법 개정안 본회의 상정을 오는 27일로 미루면서 ‘8인 협의체’ 구성에 합의했지만, 시작부터 난항을 겪고 있다. 합의문을 놓고 여야 원내대표의 해석이 달라 논의 과정에서 극심한 진통이 예상된다.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원내대표는 1일 MBC라디오 인터뷰에서 “‘27일에 상정 처리한다’라고 하는 것에 여야가 합의했다”며 “상정은 의장이 의사일정에 따라서 하시겠지만, 지금까지 언론중재법 처리에 대해 야당이 동의하지 않는 상태에서 구체적 날짜를 정해 처리에 동의했다는 건 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합의안이 있어야 상정하는 것은 아니고 명확하게 어떤 조건도 없이 상정해서 처리하는 것”이라며 “그 전까지 단일한 수정안을 마련하기 위해서 최대한 노력하는 것”이라고 여운을 남겼다. 협의체에서 합의하지 못해도 27일 강행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라디오방송에서도 “민주당이 강제 상정해서 합의되지 않은 내용을 처리하겠다고 하면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 끝까지 저지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여야는 협의체 구성 논의에 착수했다. 민주당은 협의체에 미디어혁신특별위원장인 김용민 최고위원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김종민 의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두 사람 모두 언론개혁 강경파다. 김 최고위원은 3배로 논의되던 징벌적 손해배상제 범위를 5배까지 올린 장본인이다. 김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안타깝게도 가짜뉴스 피해 구제법은 8월 임시국회에 상정되지 못했다”며 “15년 전부터 논의된 사안이고 지난해 6월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 상정된 법안임에도 지금까지 국민의힘은 아무런 대안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고 공세를 폈다.
국민의힘은 최형두·전주혜 의원을 선임했다. 초선인 최형두 의원은 언론인 출신 문체위원으로 언론중재법에 대한 반대 목소리를 내왔다. 전주혜 의원은 판사 출신으로 법사위 소속이다. 야당 몫 외부위원 2명도 이날 인선을 마무리할 방침이다.
박병석 국회의장은 이날 정기국회 개회사에서 “여야는 난제를 앞에 놓고 한발씩 양보해 협치의 정신을 이어가고 있다”며 “국민의 생업과 권익을 보호하겠다는 법안이 되레 국민의 자유에 부담을 줘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