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세시대’의 그늘…치매환자, 2050년 1억4000만명 육박

WHO “현재 5500만명으로 추산…2030년 7800만명에 달해”
“치매환자 급증에 제대로 대항할 정책 갖춘 국가 거의 없어”
“환자의 60%, 저소득·중산층국가 거주…빈부국·노동간 격차”
“각국의 소득 수준·도농 간 치매 발생 격차 줄일 대책 필요”
게티이미지뱅크

 

인간의 기대수명이 100세에 가까워지는 이른바 ‘100세 시대’가 도래했지만, 한편으론 전 세계적으로 치매환자가 급격히 늘어나는 어두운 면이 공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치매 환자 급증에 제대로 대항할 정책을 갖춘 나라가 거의 없는 것으로 드러나 앞으로 치매 환자 문제가 세계 각국의 사회적인 문제로 떠오를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로이터와 AFP 통신 등의 보도에 따르면 세계보건기구(WHO)는 2일(현지시간) 발표한 보고서에서 알츠하이머나 뇌졸중 등 뇌 관련 질환에 따라 치매를 겪는 이들을 현재 5500만명으로 추산했다.

 

WHO는 치매 환자가 2030년에는 40% 증가한 7800만명에 달하고, 2050년에는 1억3900만명까지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일반적으로 치매는 인간의 수명이 계속 늘어나면서 수반되는 부정적인 면 가운데 하나로 지목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치매 환자 급증세에 대한 준비가 전 세계적으로 부족하다는 것이 WHO의 지적이다. 

 

특히 WHO는 치매 환자 급증에 대항할 정책을 갖춘 나라가 거의 없다고 진단했다.

 

WHO에 따르면 전 세계 국가 중 4분 1만이 치매 환자와 그 가족을 위한 국가 지원 전략을 갖추고 있다. 

 

이들 국가 중 절반은 유럽에 있으며, 나머지는 세계 각 지역에 흩어져 분포한다고 설명했다.

 

WHO 정신건강·약물 사용부서 캐트린 시허는 “치매에 걸린 사람 중 60% 이상이 저소득 국가와 중산층 국가에 살고 있다”면서 “특히 소득 수준과 도농 간 치매 발생 격차를 줄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테워드로스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치매는 수백만 명의 사람에게서 그들의 기억, 독립성, 존엄성을 빼앗을 뿐 아니라 우리가 사랑하는 나머지 사람들도 빼앗는다”면서 “세상은 치매 환자를 돌보는 데 실패하고 있고, 이는 우리 모두를 아프게 한다”고 말했다.

 

치매는 65세 이상 노년층에서 주로 발병하지만, 30∼40대에도 발병할 수 있다.

 

WHO는 현재 치매 치료법은 없지만, 건강한 생활 습관을 통해 약 40% 예방하거나 증세를 지연시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고 밝혔다.

 

치매 위험 요소로는 ▲우울증 ▲낮은 교육 수준 ▲사회적 고립 ▲인지 자극 부족 등이 있다.

 

치매 환자를 돌보는 일은 주로 여성들이 담당하며, 이들은 전문적인 도움 없이 ‘비공식적인 돌봄’을 하고 있다고 WHO는 지적했다.

 

시허는 “이 중요한 업무에서 비공식적인 돌봄에 대한 부담을 줄이고, 보호자를 지원하는 돌봄 프로그램과 서비스를 개발하고 자금을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WHO는 보고서에서 2019년 치매와 관련된 비용이 1조3000억달러(1502조6700억원 상당)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치매 비용은 2030년까지 1조7000억달러, 치료비 증가를 고려하면 2조8000억달러로 증가할 것으로 추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