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일과 닭가슴살. 다이어트 식단을 얘기하는 것이 아니다. 미국 내 머물고 있는 아프가니스탄 난민의 식사다.
최근 탈레반이 득세한 아프가니스탄을 탈출해 미국 텍사스 엘파소의 군사 기지에 머물고 있다는 아프간 난민인 하메드 아마디(28)는 지난 2일(현지시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것은 지난 저녁 먹은 음식이며 다음 식사는 12시간 후로 불평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난민들의 삶이 안전할 수는 있으나 결코 쉽지만은 않다”는 글과 함께 사진을 게재했다.
공개된 사진에는 빵과, 닭가슴살로 보이는 닭고기 몇 조각, 그리고 작은 과일 몇 조각이 담겨 있다.
해당 게시물이 인터넷상에 공개되자 전 세계의 네티즌들은 아마디를 위로하는 글들이 주를 이루었다. 하지만 일부 누리꾼들은 ‘반찬 투정’이라며 아마디를 공격하거나 ‘다시 돌아가라’ 등의 비판을 하기도 했다고.
자신의 게시물로 인한 논란이 진화되지 않자 아마드는 지난 4일(현지 시각) 영국 인디펜던트와의 인터뷰를 통해 “불평이나 비판을 하고자 한 것이 아니다”라고 진화에 나섰다.
그는 “단지 아프간 난민들이 정말로 원하지 않는 상황에 처해있다는 것을 묘사한 것”이라며 “트위터에 길게 쓸 수 있었다면 더 많은 설명을 붙였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인디펜던트는 또 아마드의 기구한 사연을 조명했다. 아마드는 두 달 전 탈레반과의 전투에서 형을 잃었으며, 여동생은 코로나19에 감염돼 목숨을 잃었다. 경찰로 근무한 이력이 있는 또 다른 여동생은 현재 아프간에서 숨어 지낸다고 전했다.
앞서 폴란드에서도 난민의 식사와 관련된 논란이 인 바 있다.
지난달 23일 아프가니스탄을 탈출한 5, 6세 형제가 독버섯을 먹어 병원으로 이송된 후 사망한 사건이 알려졌다. 폴란드 바르샤바 교외 난민 캠프에 머물던 이들은 센터 인근에서 채취한 버섯으로 수프를 끓여 먹었던 것으로 전해지면서 “충분한 식량이 제공되지 않은 것 아니냐”는 의혹을 불러일으켰다.
이에 폴란드 외국인청 대변인은 “피난민들에게는 유제품, 육류, 채소, 과일, 음료 등 적절한 칼로리가 있는 다양한 식품들로 구성된 식사가 하루 세끼 제공된다”고 해명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