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적 선택한 해군 母 “아들 보호해줄 것으로 순진하게 믿었는데 자책감”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이 지난 7일 서울 마포구 소재 센터에서 해군 ‘강감찬’함 소속 일병의 사망 사건과 관련한 기자회견문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해군 3함대 ‘강감찬’함 소속으로 선임병들에게 가혹행위를 당했다면서 극단적 선택을 한 일병의 어머니가 군 당국에 대한 불신을 드러냈다.

 

9일 TV조선의 단독 보도에 따르면 고 정모 일병의 어머니는 부대에서 가해자들에게 바로 벌을 주고 아들을 보호할 것으로 믿었다면서 ‘후회한다’고 심경을 전했다.

 

정 일병의 어머니는 “순진하게 믿었던 게 나중에 결과적으로는 자책이 많이 되는 부분이 있다”고 털어놨다.

 

앞서 고인은 전신 화상을 입은 아버지 간호를 위해 청원휴가를 내고, 어머니에게 때때로 책을 선물하는 ‘살가운’ 아들이었다고 모친은 전했다.

 

어머니는 또 정 일병이 휴가를 마치고 복귀한 뒤 전화로 폭언과 구타 사실을 처음 알렸다고 주장했다.

 

선임병이 가슴을 밀치자 벌떡 일어난 아들이 “제가 죽었으면 좋겠느냐”고 물었고, 선임병은 “너 같은 것 죽어버리면 우리가 재밌겠다”고 답했다는 것이 어머니의 전언이다.

 

앞서 군인권센터는 지난 7일 기자회견을 통해 고인에게 선임들이 “죽어버려라”는 등 폭언을 일삼고, 정 일병이 승조원실에 들어오면 ‘우르르’ 밖으로 나가는 등 집단 따돌림을 했다고 폭로했었다.

 

도움을 요청했지만 지휘관이 방치한 채 선임병들과 분리하지 않자 정 일병은 결국 지난 6월18일 극단적 선택을 했다고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