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외 개방은 중국의 기본 국가 정책이며, 앞으로도 흔들리지 않을 것이다. 개방의 문을 더욱 열어 세계 다른 국가들과 발전 기회를 공유할 것이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논평 일부다. 최근 사교육, 데이터 보안, 인터넷 플랫폼, 대중문화 등 여러 분야에 대한 당국의 규제가 특정 산업이나 기업에 피해를 주려는 게 아님을 강조했다. 기업과 문화산업 등에 대한 중국의 규제 폭풍으로 투자자와 국제사회의 불안감이 커지자 시장을 달래고자 진화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시 주석의 ‘경제 책사’로 알려진 류허 부총리가 지난 6일 공개 석상에서 “중국 정부의 민영 경제 발전 방침에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진화에 나섰지만 불안이 여전하자 당 기관지 인민일보까지 나선 것이다. 중국 정부는 베이징·상하이·충칭·항저우·광저우·선전 6대 도시를 ‘비즈니스 환경 혁신 시범지역’으로 지정하는 등 ‘당근책’도 함께 내놨지만 시장 반응은 시큰둥하다.
주한 중국대사관도 최근 연예계 정화 캠페인이 K팝을 비롯한 한류 등 한국을 겨냥한 조치는 아니라고 해명했다. 중국대사관 대변인은 8일 “최근 중국에서 한국 연예인을 포함한 일부 연예인 팬클럽 계정이 폐쇄됐다”며 “법률과 법칙 등을 위반하는 언행만을 겨냥하는 것이지 다른 나라와의 정상적 교류에 지장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2의 한한령(한류 금지령)’ 사태 확산을 경계했다.
이 같은 조치에도 불구하고 중국 내 유명 빅테크(대형 정보통신기업) 대표들이 자리에서 물러나고, 외국의 ‘큰손’들도 투자를 기피하는 모습이 뚜렷하다. 알리바바에 이어 2위 전자상거래 업체인 징둥닷컴의 창업자 류창둥(47)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6일 장기 사업 전략을 짜는 데 전념한다는 명분으로 경영에서 손을 떼기로 했다. 이미 알리바바 창업자 마윈은 지난해 10월 중국 금융 시스템의 문제점을 지적한 연설 이후 공개석상에 거의 나오질 못하고 있다. 짧은 동영상을 공유하는 소셜미디어 ‘틱톡’의 바이트댄스 창업자 장이밍(38), 창업 5∼6년 만에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대열에 합류한 핀둬둬 창업자 황정(41)도 최근 경영 일선을 떠났다. 한창 열정적으로 일할 30∼40대 경영자들이 ‘인재 육성’, ‘내 또 다른 꿈을 위해’ 등 현실과 엮이고 싶지 않다는 뜻을 피력하며 물러난 것이다.
중국 빅테크에 막대한 자본을 쏟아부었던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도 최근 실적 발표 기자회견에서 “투자를 둘러싼 위험이 좀 더 명확해질 때까지 중국 기업에 대한 추가 투자를 보류하겠다”고 중국 시장에 대한 불안감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