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1 테러 이후 미국은 큰 변화를 겪었다. 9·11은 미국인의 삶을 통째로 흔들었다. 20년 전 미국인들은 외부의 적에 함께 분노했다. 20년이 지난 지금은 내부의 적과 싸우고 있다.
워싱턴포스트와 ABC 방송은 7일(현지시간) 발표한 여론조사(8월29일∼9월1일, 성인 1006명 대상)에서 응답자의 86%가 9·11 테러가 국가를 영구적으로 변화시켰다고 응답했다고 밝혔다. 그 가운데 46%는 9·11이 나라를 더 나쁘게 바꿨다고 응답했고, 나라를 더 좋게 바꿨다는 응답은 33%에 그쳤다. 2001년 12월 조사에서 9·11이 미국을 더 좋게 변화시켰다는 응답이 63%, 더 나쁘게 변화시켰다는 응답이 25%로 나타난 것과 비교하면 미국인의 평가는 현재진행형인 셈이다.
지난 2일 일간 USA투데이가 서퍽대와 함께 미국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국내 테러에 위협을 느낀다’는 응답은 56%에 달했다. ‘외국으로부터 테러 위협을 느낀다’는 응답(38%)보다 18%포인트 높다. 35세 미만 응답자 중 66%는 국내 테러를 더 큰 위협이라고 답했다. USA투데이는 “20년 전만 해도 국내 테러리즘에 대한 생각은 너무 멀리 떨어져 있어 여론조사에서 일반적으로 질문을 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민주당 지지자의 81%는 국내 테러를 더 큰 위협으로 봤지만, 공화당 지지자는 53%가 해외 테러를 더 큰 위협이라고 응답했다. 흑인의 79%가 국내 테러가 위협이라고 생각하는 것과 대조적으로 백인의 53%는 국내 테러가 위협이라고 답했다.
USA투데이 여론조사에서 지난 20년간 미국에서 일어난 최악의 사건을 묻는 질문에는 가장 많은 35%가 코로나19를 꼽았고, 9·11이 27%로 뒤를 이었다. 9·11 뒤로는 올해 1월 의회 의사당 습격과 총기난사, 극한 날씨 및 기후 변화가 각각 10%씩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