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2시간 40분 만에 숨진 80대 여성에 대해 보건당국이 “백신과의 인과성을 인저하기 어렵다”고 결정하자 유족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12일 유족과 남양주시에 따르면 질병관리청 코로나19 예방접종 대응추진단은 화이자 백신 접종 뒤 숨진 조모(88)씨의 백신 인과성을 심의한 결과 백신 접종보다 기저질환과 대동맥 박리로 사망한 것이 확인돼 백신과의 인과성이 인정되기 어렵다고 밝혔다. 대동맥 박리는 대동맥 내부가 파열돼 혈관 벽이 찢어지는 질환이다.
추진단은 “예방접종 후 이상 반응이 발생한 시기가 시간적으로 개연성이 있으나, 백신보다는 다른 이유에 의한 (사망) 가능성이 높은 경우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인과성이 인정되지 않으면 피해 보상이나 의료비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다.
앞서 조씨는 지난 4월23일 낮 12시 37분쯤 둘째 아들과 동행해 남양주시 진접체육문화센터에 설치된 예방접종센터에 화이자 백신을 맞았다. 이후 얼마가 지나지 않아 조씨는 가슴이 옥죄고 머리 등 전신이 아프다고 호소했고, 119 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다. 조씨는 병원 도착 약 5분 전 발작을 일으켰고 심장이 멎었다. 병원에서 조씨에게 심폐소생술 등 20분가량 응급처치를 진행했지만 접종 후 약 2시간 40분 만인 오후 3시 15분쯤 숨졌다.
사망과 백신 접종간 인과성을 부인한 당국의 심의 결과는 ‘피해 보상이나 의료비 지원 대상이 아니다’라는 내용의 안내문과 함께 지난 7일 조씨의 유족에게 전달됐다. 이에 유족들은 지난해 혈액 검사상 아무런 이상이 없었고, 숨지기 이틀 전인 4월21일 혈압이 정상이라는 내용이 담긴 의사의 소견서를 첨부해 보건당국에 이의를 제기한 상태다.
조씨 아들은 “어머니가 3년 전부터 고혈압약을 하루 1알 복용했으나 호전돼 1년 전부터 반 알로 줄였다. 담당 의사도 ‘10년은 더 살겠다’고 할 정도로 건강했는데 접종 직후 돌아가셨다”라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모든 책임을 정부가 질 테니 걱정하지 말고 백신을 맞으라고 한데다 접종 전 문진 때 고혈압도 얘기했다. 큰 병원 한 번 안 가고 나이가 무색할 정도로 활동적이었는데 기저질환은 말도 안 된다”고 분통을 터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