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님 너무 감사했습니다. 사랑합니다.”
지난 10일 한 온라인 추모 공간에 자신이 일했던 식당의 사장을 기리며 올라온 글이다. 8년 이상 직원으로 일했다는 글쓴이는 “힘들 때마다 항상 반갑게 맞이해 주셔서 감사드린다”며 “저는 사장님께 드린 것이 없어서 또 너무 죄송하다”고 적었다. 또 다른 직원들도 자신의 이름을 밝히며 고인의 명복을 빈다는 글을 올렸다.
이런 A씨도 코로나19가 몰고 온 장기 불황을 피해갈 순 없었다. 1년 이상 지속하는 사태에서 매출은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고, 하루 10만원도 벌지 못하는 날이 속출했다. 특히 영업제한 조치가 강화한 지난해 말부터는 더욱 힘들어져 1000만원에 달하는 월세와 직원들의 급여 등 더 이상 감당하기 어려운 지경에 몰렸다.
A씨는 숨지기 전 남은 직원에게 월급을 주기 위해 살고 있던 원룸을 뺐다고 한다. 그럼에도 부족한 돈은 지인들에게 빌려 채웠다. 그런 A씨의 휴대전화에는 채권을 요구하거나 집을 비워 달라는 문자메시지들이 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A씨를 20년 이상 봐왔다는 김수만(45)씨는 연합뉴스에 “A씨에게 장사는 삶의 일부였다. 거의 가게에서 먹고살다시피 하며 일만 했다”며 “옷도 사 입는 법이 없어 제 결혼식장에도 앞치마를 입고 왔더라”고 했다. 김씨는 “지인이 오면 밥값·술값을 못 내게 했고, 직원들 어려운 일이 있을 때도 주머니를 열었다. 주변에 A씨 도움을 안 받아본 사람이 없을 것”이라며 “이익을 크게 자신에게 돌리지 않아 집도 안 샀다”고 했다. 그는 “단체업소에 손님 2명만, 9시∼10시까지 받으라고 하면 장사를 어떻게 하나”라며 “왜 희생은 자영업자만 해야 하는가”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A씨의 사연이 알려지면서 자영업자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안타까운 목소리와 함께 정부 방역대책에 대한 비판이 잇따랐다. 네이버 카페 ‘아프니까 사장이다’의 한 회원은 “도대체 왜 ‘대’를 위해 ‘소’가 희생돼야 하는 거냐. 희생을 하면 정부가 제대로 지원을 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하소연했다. 다른 회원도 “(A씨는) 정부가 죽인 것”이라고 비판했다.
전남 여수에서도 치킨집을 운영하던 B씨가 이날 오전 11시43분쯤 생활고를 토로하는 내용의 유서를 남기고 숨진 채 발견됐다. 유서에는 ‘경제적으로 힘들다. 부모님께 죄송하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