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이 12일(현지시간)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다시 한 번 ‘임시 핵사찰’에 합의했다. 지난 5월23일 이란이 임시 핵사찰 종료를 선언한 지 석 달여만이다.
모하마드 에슬라미 이란 원자력청(AEOI) 청장과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은 이날 테헤란에서 회담한 뒤 낸 공동성명에서 제한적 수준의 핵사찰을 시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란이 핵시설 영상 자료를 곧바로 IAEA에 제공하는 것은 아니다. 수집된 영상 자료는 원자력청과 IAEA가 합의한 이란 내 장소에서 보관하고, 향후 핵 협상에서 진전이 있으면 이란이 이 영상 자료를 IAEA에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그로시 사무총장의 테헤란 방문은 보수 성향의 세예드 에브라힘 라이시 대통령이 취임한 뒤 처음이다. 그는 조만간 테헤란을 다시 방문하고 이란 정부 고위급과 만날 계획이라고 전했다.
IAEA는 핵 합의 추가 의정서에 따라 이란 내 핵 시설을 제약 없이 사찰해왔다. 그러나 2018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핵 합의 파기를 선언하자 이란은 2019년 5월부터 단계적으로 핵 합의 조항의 이행 범위를 축소했다. 우라늄 농축도 단계적으로 높여 60% 수준이 됐다. 지난 2월부터는 자국 내 핵시설에 대한 IAEA의 사찰을 제한했다. 당시 그로시 사무총장은 3개월간 임시로 핵사찰을 유지하는 수준의 합의를 이뤘으나, 이마저도 지난 5월 기한이 만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