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진행되면서 예상치 못한 이상반응을 호소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건강하던 사람이 갑자기 쓰러져 장기 괴사, 급성백혈병, 뇌경색 등 심각한 질환 진단을 받았다는 글들이 적지 않게 보인다. 백신과의 인과성이 인정되지 않았다며 답답함을 드러내기도 한다. 전문가들은 특정 질환 예방을 위한 백신 기전상 다른 질환을 유발하기 어렵다며 판단에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런 가운데 추석 연휴를 앞두고 코로나19 유행 확산이 우려되는 위험신호가 늘어나 방역 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이 같은 백신 이상반응은 백신 접종을 꺼리게 만드는 요인이 된다. 최근 정부가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코로나19 인식조사에서 14.5%는 백신 접종 의향이 없다고 답했고, 이 응답자 중 81.6%(중복 응답)가 예방접종 이상반응에 대한 우려를 이유로 꼽았다.
백신 접종 후 이상반응에 대해 전문가들은 시간적 선후 관계, 역학적 연구를 통한 평가, 통계적 유의성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화이자 백신의 경우 임상시험에서 총 6건의 사망사례가 있었는데, 2건이 백신 접종군, 4건이 위약접종군으로, 백신과의 연관성을 확인할 수 없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급사했다는 온라인 글도 있지만, 코로나19와 무관한 2017년만 봐도 한 해 4만9593명, 하루 평균 136명의 응급실 내원 환자가 사망했다. 이들 사망자 중 하루 5명꼴로 사인이 파악되지 않았다.
최원석 고대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백신은 특정 병원체에 의한 질환을 예방하기 위한 것이며, 다른 질환을 예방하는 것이 아니어서 백신 접종 전후 다른 질환의 발생은 있을 수밖에 없다”며 “질환이 백신에 의해서만 생기는 게 아니라면 그 질환을 일으키는 여러 원인을 나열하고 백신이 비교 우위인지 아닌지 평가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강동윤 서울대병원 약물안전센터 교수도 “백신의 어떤 성분도 인체에 해가 되고, 질환을 발생시키는 건 없다. 협심증, 뇌졸중 등의 발생이 코로나19 접종 후 증가하고 있다는 통계도 확인되지 않았다”며 “백신 맞고 발생했는데 왜 연관성 없다고 하는지 호소를 이해하지만, 여러 전문가들이 함께 고민해 내리는 결정이라는 점을 알아달라”고 말했다.
◆이동량 증가 “위험신호”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1497명으로, 70일째 네 자릿수 행진을 이어갔다. 감염재생산지수는 1을 넘으며 확산세는 거세지는 상황이다.
박향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수도권 유행 규모의 증가에 따라 지난주 감염 재생산지수는 1보다 소폭 높은 1.01을 나타내면서 지난 8월 둘째 주 이후 수치가 점차 올라가는 상태”라고 밝혔다.
전국 이동량은 3주 연속 증가하고 있다. 휴대전화 이동량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 1주(6∼12일)간 전국 이동량은 2억3302만건으로, 직전 1주(2억2874만건) 대비 1.9%(428만건) 증가했다. 지역별로는 수도권의 주간 이동량이 1억2245만건으로 직전 주(1억260만건)보다 1.5%(185만건) 증가했다. 비수도권도 1억157만건으로 직전 주(1억814만건) 대비 2.2%(243만건) 늘었다. 박 반장은 “수도권 이동량 외에 고속도로 통행량, 신용카드 매출액 등과 같은 이동량 보조지표도 모두 증가 추이”라며 “위험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