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경찰에서 송치된 교통사고 관련 사건의 블랙박스를 유심히 살펴보던 부산지검 동부지청 조만래 부장검사와 이용정 검사는 의아한 점을 발견했다. 피해자인 보행자 A씨가 서행하는 택시로 다가가 부딪히는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A씨는 더욱이 세게 부딪히지도 않았는데 과도하게 바닥을 굴렀다. ‘보험 사기’가 의심되는 정황이었다.
조 부장검사 등은 경찰에 “A씨의 최근 3년간 보험접수 이력을 확인해 달라”며 보완수사를 요청했다. 경찰의 추가 조사 결과, A씨는 1년5개월 동안 42회에 걸쳐 합의금 명목으로 모두 1억9000여만원의 보험금을 타낸 것으로 드러났고, 결국 구속됐다.
같은 달 광주지검 임유경 부장검사와 안지영 검사는 6년 전 발생한 계부 B씨의 아동학대 사건을 전면 재조사했다. 경찰이 불구속 의견으로 송치한 사건이었는데 석연치 않았기 때문이다. 이후 목격자 진술과 사건 당시 12∼13세였던 의붓자녀들의 학교 상담기록과 외상, 공황장애 사실 등 추가 증거를 확보해 B씨를 법의 심판대에 세웠다. B씨는 피해자들을 상대로 신체적·성적 학대를 일삼은 것으로 밝혀졌다.
대검찰청은 두 사례를 포함해 지난 8월 전국 검찰청 형사부에서 처리한 우수 업무 사례 7건을 선정했다고 15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