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9년 ‘12·12사태’로 권력을 잡은 전두환을 몰아내기 위해 한국군 내에 ‘역쿠데타’ 움직임이 있다는 정보를 당시 미국 정부가 입수했고, 이와 관련한 우려를 표명한 사실이 미국 측 비밀해제 문서를 통해 공개됐다.
16일 미 카터대통령기록관이 최근 우리 외교부에 전달한 ‘한국군 내 반(反)전두환 움직임 관련 첩보 입수’란 제목의 외교문서에 따르면, 주한 미국대사관은 1980년 2월1일 백악관 상황실에 ‘이범준 장군’(General Rhee Bomb June)으로부터 12·12사태를 되돌리려는 한국군 내 음모 정보를 입수했다고 보고했다.
카터대통령기록관은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가 5·18민주화운동 당시 공수부대의 광주 투입을 명령한 실권자로서 전두환 당시 사령관을 지목했다는 내용의 문서도 우리 측에 함께 전달했다. 당시 한국 내 상황에 대한 평가를 담은 이 문서엔 “1980년 5월15일쯤 서울에서 학생과 정부 간의 심각한 충돌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며, 전두환은 이미 2~3개 공수여단을 서울로 이동시켰다”고 명시돼 있다.
외교부는 이날 카터대통령기록관으로부터 5·18민주화운동과 관련해 비밀 해제된 외교문서 사본 총 882쪽을 전달받았다고 밝혔다. 이번에 전달된 문서 사본은 ‘5·18민주화운동 기록관’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