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동두천시청에서 동료의 ‘저격글’에 억울함을 호소하던 20대 여성 공무원이 극단적 선택을 한 가운데, 유족이 “딸을 범죄자 취급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17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우리 공무원 딸이 자살했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자신이 사는 아파트에서 추락해 사망한 공무원 A씨(29)의 부모는 “동두천시청에 근무하던 우리 딸 팀원의 가방이 칼로 손괴되었는데, 그 가방 주인이 우리 딸이 범인이라며 경찰에 신고했다”며 “아무런 증거 없이 정황상 우리 딸을 범인으로 몰았고, 팀 구성원들도 우리 딸을 범인으로 몰아붙였던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경찰에 출석해 조사받고, 압박감과 팀원들의 차가운 시선을 견디지 못하고 자신이 살던 집 15층에서 뛰어내렸다”며 “동생에게 자기가 안 했다고 억울하다고 계속 이야기했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A씨의 부모는 생전 A씨가 동생과 나눈 메시지를 공개했다. 내용에는 “사무실에 나 혼자 있었는데 왜 문을 열고 닫았냬. 그거 누가 의식해”, “내가 왜 해. 진짜 어이없다”, “과장도 나 불러서 회의한다고 하고, 너무 슬프다”, “시청에서 나 칼쟁이 된 것 같아 기분이 너무 안 좋다. 벌벌 떨린다” 등의 억울함을 토로했다.
또한 A씨의 부모는 가방을 소유한 동료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A씨를 저격한 글을 올렸다고도 부연했다. 동료인 여성은 “어떤 미친 X한테 물렸다 생각하고 지나가야 하는데 그 뒤에 하는 행동들이 사람을 더 미치게 만들고 억울하게 만든다”며 “자기 혼자 모르겠지만 다 너인 거 안다. 앞에서 말만 못할 뿐이지, 다들 니가 한 짓인거, 사이코패스라는 거, 니가 섬뜩하다는 거 다 알고있다”고 저격했다. 이어 “나이 먹고 하는 짓은 중학생 수준이니 네 인생이 불쌍하다”고 말했다. 이 글은 현재 삭제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A씨의 부모는 “어제 근무하다 우리 딸이 영안실에 있다는 연락을 받고 갔더니 우리 딸은 차가운 냉동실에 안치되어 있었다”며 “우리 딸의 억울함을 풀어줄 방법을 알려 달라”고 호소했다.
앞서 A씨는 지난 16일 오전7시경 경기 양주시의 한 아파트단지 15층에서 추락해 숨졌다. 119구조대가 인근 병원으로 A씨를 이송했으나 숨을 거뒀다.
경찰은 A씨의 사망 경위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